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 신고된 의료기관 80여곳 달해…“서울현대의원도 신고된 곳 중 하나…조사 더디게 진행”

[라포르시안]  의료기관 내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나 주사행위 과정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C형간염 집단 감염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의료기관 내에서의 C형간염 집단 감염 사건은 작년 11월 서울시 양천구의 다나의원에 이어 올해 2월 강원도 원주의 한양정형외과의원, 그리고 이번에 서울 동작구의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까지 10개월 사이에 벌써 3건이나 된다.

3건의 집단 감염 사건을 통해 C형간염 감염자로 확인된 환자(C형간염 항체양성자)는 다나의원 100명, 한양정형외과의원 208명, 서울현대의원 508명 등으로 총 800명이 넘는다.

아직까지 세 곳 모두 C형간염 항체검사와 유전자검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하면 감염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 의원처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이 적지 않아 추가로 집단 감염이 확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없다는 점이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기관 관리지원단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순 이후부터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익명신고를 접수한 결과, 최근까지 총 8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번에 C형간염 집단 감염이 확인된 서울현대의원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된다고 신고된 의료기관 중 한 곳이다.

서울현대의원의 경우 지난 2월 경 일회경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으로 신고돼 건보공단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해 내원자 중 C형간염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보다 정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 일환으로 질병관리본부에서도 2006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서울현대의원 내원 환자의 C형간염 검사 여부 및 결과를 조회해 항체양성률을 분석했다.

지금까지 공단에 신고 접수된 의심 의료기관 80여곳 가운데 서울현대의원처럼 C형간염 집단 감염이 추가로 확인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건보공단 의료기관 관리지원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돼 신고된 의료기관은 80여개 정도"라며 "이들 의료기관에 대해서 사전에 검토해야 할 자료가 방대한 데다 주사기 재사용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경험이 없다보니 진행이 상당히 더딘 편"이라고 말했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신고된 80여개 의료기관 중에서 공단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내원자 C형간염 항체검사 및 검사결과 이력을 분석하고, 실제 방문조사를 실시한 곳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서울현대의원의 경우 신고자가 제출한 내용이 충실한 경우였기에 일찍 조사가 진행됐지만 익명신고인 탓에 단순 의심 신고 등의 사례도 있다"며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돼 신고된 의료기관 중에서 조사를 통해 추가로 집단 감염이 확인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의심기관에 대한 조사 여부는 보건복지부에서 결정한다.

복지부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신속한 조사가 힘들 것이란 입장을 표명해 왔다. .

그러나 의료기관 내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과 같은 비윤리적 의료행위나 주사제 투여 과정에서의 오류 등을 원인으로 C형 간염 집단 감염 같은 공중보건상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속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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