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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발생률 OECD 1위 한국의 ‘BCG백신 국산화’ 흑역사BCG백신 생산용 국산 종균 개발 실패 이후 생산시설 5년째 ‘개점휴업’…2021년 이후에나 국산화 가능할 듯

[라포르시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주요통계지표 가운데 여러 항목에서 부끄러운 1위 타이틀을 갖고 있다. '남녀간 임금 격차 1위'부터 '소득 기준 노인빈곤율 1위',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 1위', 1'인당 연간 노동시간 1위'….

특히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1위 국가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작년 10월에 발표한 '2015 세계 결핵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2013년 인구 10만명당 97명에서 2014년에는 86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14년 기준으로 한국 다음으로 결핵 발생률이 높은 국가인 포르투갈은 인구 10만명당 25명에 불과했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OECD 결핵 발생률 1위' 타이틀은 오랜 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임에도 해마다 결핵 예방접종을 위한 BCG 피내용 백신의 수급 불안정 문제를 겪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BCG 피내용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포함해 보건소에서 무료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BCG 피내용 백신은 전량 덴마크의 'Status Serum Institute'(SSI)사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공급사의 사정에 따라 수급 차질이 반복적으로 빚어지고 있다.

작년에만 해도 3월 이후부터 수개월 간 BCG 피내용 백신 공급이 지연되면서 보건소를 통해 BCG 경피접종을 한시적으로 무상실시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결국 작년 12월 SSI사로부터 6개월 분의 BCG 피내용 백신을 공급받았지만 올해 상반기 동안 전량 소진하면서 최근 들어 접종에 차질을 빚어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7일 "약 4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BCG피내용 백신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했다"며 "BCG 피내용 백신 추가공급으로 그간 보건소 사전예약에 따른 접종대기 등 보호자 불편이 크게 해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혈세만 낭비한 엉터리 BCG백신 국산화 사업

문제는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으로 높은 결핵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에서 언제까지 예방백신을 수입에 의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 국내에서도 약 10년 전까지 대한결핵협회 산하 결핵연구원이 BCG 백신을 자체 생산해 공급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4월 결핵연구원의 BCG 생산 시설이 제품 부적합성적서(역가부적합)를 발급받아 같은 해 6월부터 BCG 백신생산 중단조치를 받았다.

이듬해인 2007년부터 덴마크의 SSI사로부터 BCG 백신을 전량 수입해 보건소 등에 공급하고 있지만 해마다 수급 차질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많은 예산을 투입해 BCG 백신 국산화를 추진했지만 혈세만 낭비한 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가적인 결핵퇴치사업 추진을 위해 결핵협회를 통한 ‘국가 BCG 백신 생산시설 구축 및 생산사업’을 추진했지만 생산용 종균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질병관리본부 주도로 지난 2011년 6월 결핵연구원이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제공받은 균주를 토대로 BCG 백신 연구개발에 착수, 2012년 7월 'BCG-Korea'라는 종균을 개발했다.

그런데 2013년 6월 예방접종심의위원회에서 BCG-Korea 종균이 백신생산용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BCG 백신 국산화에 제동이 걸렸다.

이 때문에 녹십자사가 160억원이 넘는 정부 지원을 받아 지난 2011년 4월 전남 화순에 완공한 BCG 백신 생산시설은 가동도 해보지 못한 채 수년 째 개점 휴업 상태다.

이 과정에서 덴마크 SSI사와 BCG백신 생산기술과 생산용 종균 확보를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면서 수포로 돌아가는 일도 겪었다. 

결국 지나 2014년 4월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로부터 BCG 백신 생산용 균주를 공급받아 현재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BCG 백신수급 문제, 해외 제조사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발생

그렇다면 언제끔 BCG 백신 국산화가 가능할까. 질병관리본부는 그 시기를 2020년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프랑스 파스퇴로 연구소로부터 BCG 백신 생산용 균주를 공급받아 종균은행을 구축했고, 현재 백신 개발을 위한 비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후 2017~2018년에 임상 1상을 진행하고 2019년 임상 3상을 계획하고 있어 2020년 말쯤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BCG 백신 개발이 진행되더라도 실제로 녹십자 백신공장을 통해 생산·공급되기까지는 2021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를 감안하면 항후 5년 동안은 지금처럼 해마다 BCG 피내용 백신의 수급 차질로 인한 예방접종 불편이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질병관리본부는 BCG 피내용 백신의 수급 차질이 빚어질 때마다 "최대한 빨리 백신수급이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 17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2017년 이후 피내백신 공급량 및 공급일정 등에 대해 오는 11월까지 제조사와 협의를 완료하는 등 BCG 백신수급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정 제조사의 백신 공급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BCG 백신 수급 차질 문제가 질병관리본부의 의지만으로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핵 후진국' 한국의 갑갑한 현실이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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