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쯔쯔가무시증·SFTS로 32명 사망…독감·온열질환 건강피해 심각

[라포르시안] 지난해 국내에서 유행한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MERS-CoV)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38명이었다. 전체 감염자가 186명이었다는 점을 감암하면 초기에 '메르스 치사율이 40%에 이른다'며 크게 불안해 했던 것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메르스 공포가 확산됐던 가장 큰 이유는 치료제도 백신도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감염을 예방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나 의심환자, 밀접 접촉자를 격리시키고, 감염 위험이 높은 공간을 폐쇄하는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메르스 바이러스가 감염자와 밀접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지 혹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있는지 명확히 몰랐다는 점에서 두려움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메르스처럼 치료제나 예방백신도 없으면서 매년 수십명의 사망자를 내는 감염병이 있다. 낙타를 매개로 사람에게 옮기는 메르스처럼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바로 진드기를 매개로 한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작년에 쯔쯔가무시증과 SFTS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메르스 사망자 수와 비슷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05년 한 해 동안 털진드기를 매개로 한 쯔쯔가무시증 감염자 수는 총 9,5134명이며, 이 가운데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내 쯔쯔가무시증 감염 환자는 2001년부터 증가세를 보였고, 2013년 1만365명의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2014년 8,130명, 2015년에는 9,513명으로 높은 발생율을 보이고 있다.

쯔쯔가무시증의 감염 매개체인 털진드기(전체 51종 중에서 7종이 쯔즈가무시증 매개)는 유충시기에만 주로 소형 포유동물에 달라붙어 체액을 섭취한다. 우연한 기회에 사람의 체액을 섭취하게 되는 경우 침샘에 있던 병원균이 체내로 옮겨져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쯔쯔가무시증에도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메르스처럼 경각심을 갖고 주의해야 한다. 

쯔쯔가무시증보다 더 주의해야 할 감염병이 바로 SFTS다.

SFTS는 2013년 국내에 첫 발생 사례가 확인된 신종감염병이다. SFTS의 매개제는 들판이나 산의 풀숲 등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다. 주로 SFTSV 원인바이러스(SFTS bunyavirus)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서 옮기게 되며, 감염된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직접적 노출될 경우 전파 가능성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SFTS 감염자는 2013년  36명(17명 사망), 2014년에는 55명(16명 사망), 2015년에는 79명(21명 사망)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달 7월 18일 현재까지 31명(5명 사망)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SFTS의 치사율은 6~30% 정도인데, 국내의 경우 약 30%에 이를 정도로 높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고 환자감시 시스템도 최근에 가동됐기 때문에 신고자 수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쯔쯔가무시증과 마찬가지로 SFTS 역시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가 발생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이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 쯔쯔가무시증과 SFTS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32명에 달한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 수(38명)와 비슷한다.

자료 출처: 질병관리본부 표 제작: 라포르시안

‘독감’으로 연간 2천여명 사망…기후변화로 온열질환 따른 건강피해 급증 예방백신이나 치료법이 있지만 메르스, 쯔쯔가무시증, SFTS 등의 감염병보다 훨씬 더 무서운 건 바로 '계절 인플루엔자'(독감)다. 해마다 연례 행사처럼 독감 유행이 찾아오다보니 사람들의 경계심이 무뎌진 탓도 있는데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2,000명을 넘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05년∼2008년 통계청 사망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입원 및 외래방문자수 자료, 질병관리본부 인플루엔자 표본감시자료 등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계절독감으로 인한 기여사망률은 연간 2,370여명이었다.

기여사망률이 이렇게 높은 건 만성질환자와 노인 등의 건강 취약층에서 독감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거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폭염도 감염병 만큼이나 위협적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연간 폭염일수(최고기온 33.0℃이상인 날의 일수)가 계속 길어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건강피해도 매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응급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열사병과 열탈진 등의 온열질환자는  매년 평균 1,128명에 달했다. 이중 240명이 입원(21%)했고, 96명은 중환자(8.5%)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적지 않다. 지난해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11명에 달했고, 올해도 벌써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은 특히 난방을 위한 적절한 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제한을 받는 '에너지 빈곤층'의 저소득층 인구를 위협한다.

전문가들은 "메르스나 쯔쯔가무시증, SFTS처럼 인수공통감염병이나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의 증가가 대부분 지구온환화 등의 기후변화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방역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지원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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