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세계의 바이오·제약 시장은 지금 오픈이노베이션 열풍이다. 국내도 최근 2~3년간 오픈이노베이션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산업 강국이 되기 위해,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무엇일까?

지난 6월 30일,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공동개최한 제3회 ‘2016 코리아바이오플러스’ 행사에서는 건강한 바이오생태계 조성을 위해 현재 K-Bio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특히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벤처캐피탈 대표기업인 이스라엘 요즈마 그룹의 이갈 에를리히(Yigal Erlich) 회장을 초청해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의 육성과 원활한 투자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요즈마그룹은 작년 3월, 판교에 ‘요즈마캠퍼스’를 설립하여 인큐베이터 역할을 통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몇 년 이내 벤처캐피탈 펀드를 조성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들을 발굴하여 글로벌화를 도울 예정이다.

이갈 회장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매력은 우수한 대학과 연구진”이라고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전문가가 필요한데, 한국은 그런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자신감으로 우수한 아이디어를 상업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초연구, 산·학 공동연구 투자 늘려야

기조강연을 맡은 이갈 회장은 “이스라엘 정부는 학교의 R&D 연구에 대한 투자지원이 많고, 그중 40%가 바이오 분야“라고 소개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바이오 육성 전략은 대학의 기초연구에 투자하여 좋은 아이디어가 먼저 나오고 상업화되면 기술이전을 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이다.

에모리 대학의 신동문 교수도 “신약개발에 중요한 것은 산·학의 공동연구”라고 말하며, 미국의 연구지원 시스템을 소개했다. NIH 연구기금 중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펀드를 통해 작은 벤처회사와 대학이 공동연구를 하면서 빠르게 상업화를 추진하는 메커니즘이다. 신 교수는 “산·학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의 제약회사에서 많은 신약이 나올 수 있고, 지금이 한국의 바이오산업에서 중요하고 흥미로운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KIAT의 정재훈 원장은 “현재 바이오 의약부문은 뜨고 있는 시점이고, 이번 기회를 통해 바이오 분야의 중소·중견기업의 국내개발자와 해외의 기술개발자의 네트워크가 강해지고, 앞으로 KIAT가 국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유용한 정보를 마련할 것” 이라고 제시했다.

오픈이노베이션과 바이오 스타트업

이번 행사에서는 총 3가지 포럼으로 바이오의약 글로벌 기술개발자 포럼, 바이오경제포럼, 바이오융합포럼을 나누어 진행하였다. 특히 바이오경제포럼에서는 바이오산업의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토론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였다.

K-Bio가 건강한 바이오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핵심전략은 무엇일까?

 오픈이노베이션의 정의를 설명하는 랜드바이오사이언스의 김규찬 대표

전 MSD 아시아 전략본부장을 역임한, 랜드바이오사이언스의 김규찬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은 소규모 제약회사와 벤처기업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한 유일한 루트”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바이오분야는 창업하는데 굉장히 어렵고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규모가 작을수록 기술을 공유하거나 M&A 협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의 기술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전환가능성’에 대해 제시하는 것이 라이선스를 맺는데 중요하다“며 ”기술이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지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열정과 인내, 그리고 서로 존중하고 믿을 수 있는 문화“ 라고 설명하며 한국은 아직 이런 문화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휴젤·큐리언트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사업모델 제시

휴젤의 김종민 부사장은 휴젤의 성공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3단계로 “아주IB투자, Growth & Healthcare 펀드를 통해, 미국의 우수한 바이오 기술을 확보하고, SV인베스트먼트 한중펀드를 통해 중국사업 유통채널을 확보하며, 국내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 contest를 개최하여 국내의 바이오, 뷰티, 헬스케어의 우수한 벤처기업을 발굴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 초 처음 개최했던 ‘휴젤 오픈이노베이션 창업경진대회 및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대표 벤처들을 소개하면서, 휴젤의 기초연구분야의 seed funding 단계의 지분투자와 M&A 등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휴젤의 오픈이노베이션 창업경진대회 심사 당일 참가 했던 바이오협회 이승규 전무는 “축제같은 분이기”였다고 말했으며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바이오 기업 CEO 들이 디딤돌이 되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에 코스닥에 상장한 큐리언트 남기연 대표는 성공적인 전략에 대해서 'Talk, Talk, Talk'을 이야기하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끊임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Win-Win 전략을 가지고, 가장 중요한 것은 ‘Risk Sharing'이다”라고 말했다. 상호간의 신뢰를 가지고 마음을 여는 것이 진정한 오픈이노베이션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MINTZ LEVIN의 김공식 변호사는 한국인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는데 있어 걸림돌과 실수에 대해서 사례를 들려주며, 지적재산관리의 전략으로 “오픈하면 안 될 것을 오픈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한 초음파진단기 회사인 힐세리온 류정원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한 창업 노하우를 소개해주면서,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신뢰’와 ‘상호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

브릿지바이오의 이정규 대표가 좌장으로 맡은 패널토론장에서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의 전략에 대해 ‘상호간의 신뢰’로 의견을 모았다.

란드바이오사이언스의 김규찬 대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와 상호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글로벌 회사와 많은 접촉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 보완하면 기술이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의 김종민 부사장 역시 “상호간의 신뢰”가 중요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고압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힐세리온의 류정원 대표도 “한국에서는 아직 오픈이노베이션에 거부감이 있다”고 말하며 “한국은 아직까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값을 쳐주지 않는 문화”라고 지적하고, “협력업체의 상호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부사장은 스타트업과 바이오벤처가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에 대해 “공동기기실과 같은 인큐베이션”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사회적 분위기가 바이오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환경을 만들어야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패널토론의 마지막엔 한 투자자문회사의 사장이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금 규모가 작은 바이오벤처의 경우,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위해 변호사 선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공식 변호사는 “가격 협상은 맺기 나름”이라며, 미국과 한국기업의 태도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며, 좀 더 적극적으로 협상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제3회 코리아바이오플러스 행사 참석자들은 여러 분야의 종사자들로 다양했다.

한 투자자문사 사원은 “한국의 유전체 시장에 대해 기대하는바가 크지만, 글로벌수준에서 한국이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다”고 참석의사를 밝혔다.

제약회사의 기술개발팀에서 일하는 한 참석자는 오전에 열린 study session이 도움이 많이 되었으며, 특히 쉬플리코리아에서 주관했던 '이기는 제약/바이오 해외 수출 제안 전략' 스터디 세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시 필요한 해외 제안서 작성 노하우 등을 전문가들에게 전수받았다고 전했다.

다양한 전문가분들과 바이오산업에 관심이 있는 참석자들과 함께한 열띤 토론을 끝으로, 한국의 건강한 바이오생태계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의 속도에 걸맞는 기업문화로 바뀌어야 함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창업의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효과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의 전략과 한국의 K-bio 산업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장차 K-Bio의 미래가 밝기를 고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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