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환자수 50만명 추정, 진료인원은 10만명 불과…‘3개월에 1회’ 투여 장기지속형 치료제도 나와

[라포르시안]  ‘조현병(調鉉病)’은 지난 2011년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사회적인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편견을 없애기 위해 개명한 질환 명칭이다.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현병(질병코드 'F20')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조현병 진료환자는 2010년 9만4,000명에서 2014년 10만4,000명으로 연평균 2.6% 증가세를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이 기간 동안 남성은 4만6,000명에서 4만9,000명으로 3,000명이, 여성은 4만8,000명에서 5만5,000명으로 7,000명이 늘었다.

조현병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0년 2,836억원에서 2014년 3,291억원으로 늘었고, 건보공단이 부담하는 급여비는 2010년 2,336억원에서 2014년 2,708억원으로 연평균 3.8% 증가세를 기록했다.

조현병의 유병율은 지리, 문화적 차이와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 정도로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약 5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료를 받고 있는 인원은 10만여명에 불과하다. 조현병에 대한 편견과 민간보험 가입 거부 등의 차별로 인해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커지면 환자와 가족은 낙인으로 인해 질환을 인정하기 더 어려워지고 돌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편견을 조장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가 2014년에 2010년에 비해 1만명이 증가해서 10만4천명이 됐지만 50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라며 "조현병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는 조현병 치료제로 ‘아빌리파이(한국오츠카)’와 ‘리페리돈(환인제약)’, ‘자이프렉사(한국릴리)’ 등이 출시돼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경구용제이다.

이런 가운데 3개월에 한 번 투여하면 되는 장기복용 주사제 제품이 출시돼 환자들의 복용편의성이 높아지게 됐다. 한국얀센은 지난 5일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 트린자’ 출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인베가 트린자는 4주 1회 투여하는 ‘인베가 서스티나’를 업그레이드해 3개월에 1회만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약물이다. 

지난 7월 5일 열린 한국얀센의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 트린자’ 출시 간담회에서 분당차병원 이상혁 교수가 인베가 트린자의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얀센에 따르면 인베가 트린자는 나노 크리스탈 기술을 활용해 미세한 입자가 근육에 저장된 후에 천천히 방출되어 3개월 동안 일정하게 혈중농도가 유지된다.

총 5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3상 임상연구에서도 인베가 트린자는 조현병 증상 재발을 예방하는데 있어 위약 대비 약 3배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 

조현병 증상이 재발하기까지의 기간도 위약군 대비 더 길었다. 무엇보다 인베가 트린자 치료군 환자 10명 중 9명은 연구기간 동안 증상이 재발하지 않아 위약대비 우수한 재발 방지 효과를 보였다.  

이상혁 분당차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인베가 트린자는 임상연구를 통해 조현병 증상조절 및 재발방지 효과를 입증했으며, 특히 위약 대비 약 3배 더 증상 재발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조현병 환자의 독립적인 삶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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