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아모라필정’ 식약처 시판허가…“장기 복용시 안전성 등 검증 필요” 지적

[라포르시안] 고혈압과 발기부전을 한 번에 치료하는 복합제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하면서 오남용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비뇨기과 의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비뇨기과의사회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달 4일 한미약품의 발기부전-고혈압 치료 복합제인 '아모라필정'을 허가했다.

아모라필정은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인 '타다라필'(시알리스)과 고혈압치료제 성분인 '암로디핀'(노바스크)을 결합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암로디핀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는 고혈압과 발기부전을 동반한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미약품의 타다라필-암로디핀 조합은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된 이색 조합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타다라필과 전립선비대증약인 탐스로신을 결합한 새로운 복합제 개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 등 다른 제약사들도 비슷한 조합의 복합제 개발에 나서면서 치열한 시장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아모라필의 효과와 그에 따른 부작용을 철저히 검증한 후 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뇨기과의사회는 최근 이동수 부회장(사진 왼쪽)을 위원장으로 하는 '의약품 오남용 방지 대책위원회'를 꾸려 고혈압-발기부전 치료 복합제의 오남용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려하는 사안 중 하나는 두 가지 성분을 한꺼번에 복용할 경우 강압효과를 서로 상승시키는 효과를 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뇨기과의사회 어홍선 회장(사진 오른쪽)은 "암로디핀은 칼슘길항제로 고혈압을 조절하고, 타다나필은 음경 혈관을 이완시켜 음경의 혈류를 개선함으로써 발기부전에 도움이 되지만 이 두 가지 성분을 한꺼번에 복용할 경우 타다나필이 혈관을 확장시켜 암로디핀에 의한 혈압강하 효과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복합제제의 출시는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되어야 하는 원칙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 회장은 "특히 아모라필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경증의 고혈압 환자나 암로디핀 복용이 불필요한 발기부전 환자가 오남용 우려의약품으로 지정된 타다라필을 처방받기 위해 편법으로 처방받는 사례가 많아지는 등 오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의약품 오남용 방지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동수 홍보부회장은 "현재 아모라필을 장기 복용했을 때 안전성 등을 검증한 자료는 없다"면서 "반드시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뇨기과의사회는 식약처가 이 복합제에 대한 허가를 취소하든지, 비급여로 묶어서 무분별한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모라필에 대한 비뇨기과의사회의 우려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현재 아모라필 출시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당연히 약값 및 급여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한미약품은 "이 제품이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고도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제품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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