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현(전국보건의료노조 6대 위원장 당선자)


전국보건의료노조 제6대 지도부가 새롭게 꾸려졌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조합원 직선으로 치러진 선거에 단독 출마한 유지현 위원장 당선자는 전체 조합원 3만7,981명 중 2만6,850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중 2만5,359명이 찬성, 94.4%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유지현 위원장 당선자를 만나 보건의료노조 차기 지도부의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지지율이 상당히 높았다. 그만큼 조합원들의 기대도 클 것 같은데.

“6대 위원장으로 선출됐지만 5대 사무처장을 역임 중이다. 5대를 잘 마무리해야 하는 의무도 있고 6대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도 있어 바쁘지만 조합원들의 기대와 희망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6대 지도부의 키워드는 ‘희망대합창’이다. 합창은 한 사람이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실현될 수 있도록 지휘자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선거 공약 중 앞으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인력법 제정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보건의료 인력의 부족이다. 일단 12월 1일 보건의료노조 워크숍에서 ‘보건의료 인력특별법’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내년 상반기 중에 현장 조합원들과 구체적인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력법 제정의 핵심은 보건복지부 산하에 보건의료 인력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고 별도로 보건의료인력 연구원 등을 설립해 조사와 확보방안 및 유지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자는 것이다.”

-무상의료 실현이 정책 아젠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무상의료의 실천적 정책 마련을 위한 6대 지도부의 전략을 제시한다면?

“그동안 보건의료노조는 의료공급체계 혁신방안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해왔다. 기존의 워크숍이 의료기관 특성별 연구였다면 현재 노조에서 15회 연속기획으로 진행하는 워크숍은 기존의 연구를 종합한다는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논의가 연구차원에서 끝나 아쉬운 점이 많았다. 때문에 이번 워크숍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권을 공략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또한 공약 중 하나였던 ‘1-10-100 무상의료 캠페인’(건강보험 하나로, 병원비 본인부담 10%, 연간 100만원 이내 본인부담 총액상한제 도입)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다.”

-보건의료노조의 특성상 병원에서의 파업은 환자와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때문에 병원노조의 파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많은데 이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민주노총 산하단체 중에서도 보건의료노조는 포스터와 홍보물을 잘 만들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대국민 홍보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병원노조 활동을 오래하다 보니 환자와 국민의 지지가 필수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병원노조의 파업은 환자 불편’이라는 공식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다. 파업으로 인해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장기적 시각으로 보면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파업 전에는 병실을 돌면서 동의도 구하고 있다. 요즘엔 오히려 지지해주는 환자나 국민들이 많아졌다. 투쟁도 강경하게 하기 보다는 문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접목해서 환자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대화를 통한 갈등 및 문제해결을 우선한다.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을 경우에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환자의 안전 및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9년부터 산별교섭이 중단됐다. 향후 교섭 추진방향은?

“노사관계의 교섭 차원을 넘어 인력이나 근로조건, 공공의료예산지원 문제 등 정책적인 문제점들을 큰 틀에서 노조와 사용자가 함께 논의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산별교섭은 여러 가지가 있다. 노사관계에서의 교섭도 있고 국회, 지자체, 보건복지부 등 정부를 상대로 한 교섭도 있다. 정부 및 지자체와 교섭을 하다 보니 함께 연구하고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요구하고 답하며 함께 방향을 찾아가는 것도 큰 의미의 교섭이라 볼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런 의미에서 사용자와 노조가 보건의료의 산적한 현안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한 교섭 노력을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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