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사, '지역거점형 종합병원' 육성책 공동 모색…"공공성 역할 따른 적극적 정부 지원 필요해"

지역거점 민간중소병원의 발전을 위해 ‘모범 공공민간병원 인증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국보건의료노조와 보건의료산업 민간중소병원 사용자협의회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민간중소병원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보건의료산업 제1차 노사공동포럼’을 개최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지역거점병원의 역할은 지역주민들이 병원을 원활히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정부에서 지원을 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연구중심병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일부 상급종합병원들의 경우 연구보다 수익에 치중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포럼에서 다뤄질 내용들이 정부에 전달이 잘돼서  지역거점병원이 진료에 집중하면서 지역주민의 건강을 잘 챙겨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도심형, 중소도시형, 군단위 지역거점형 종합병원의 사례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도심형 지역거점병원의 사례를 맡은 예수병원 윤용순 대외협력부장은 “예수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병원으로 그동안 꾸준하게 지역사회보건 사업 전개를 펼쳐왔다”며 “병원 차원에서 공공의료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비용조달 및 인력부족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

윤 부장은 “민간병원의 공공적 기능수행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교육을 전문화하고 공공의료 사업 유도를 위한 정부 차원의 TFT 설립 및 모범 공공민간병원 인증제 도입 및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도시형 지역거점병원으로는 제천명지병원이 소개됐다.제천명지병원 방창윤 기획실장은 “올해 3월에 개원한 제천명지병원은 우수한 의료진과 비전속 전문의 진료제도를 바탕으로 지역 내 진료협력 및 지원에 매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병상 가동율도 83%에 이른다”며 “그러나 의료 공공성에 비해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군단위 지역거점병원의 소개를 맡은 고창종합병원 박충규 기획이사는 “고창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초고령 사회인데다 광주 및 전주, 정읍 등 인근 대도시와의 거리가 가까워 환자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심지어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와 조제만 요구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박 이사는 “정부 및 지자체에서 지역거점병원을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으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거점병원의 현실적 수가 조정과 응급의료기관으로서의 지원확대 및 차별화된 심사평가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례 발표 후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도 지역거점 병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이성식 부회장은 “지역거점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전달 체계의 재정립이 동반돼야 한다”며 “민관 협력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방의료원들에 대한 지원책들을  민간병원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천연합병원노조 이준용 지부장은 “민간중소병원의 재정구조는 인건비가 40~6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의사 인건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간호사 인건비는 턱없이 낮다”며 “의사들의 임금을 줄이고 간호사들의 임금을 높여야 원활한 간호사 수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허윤정 보건복지전문위원은 “모범공공민간병원 인증제 도입은 당에서 우선적으로 검토해볼 만한 제도”라며 “당 차원에서 반영할 수 있는 제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고려대 보건대학원 윤석준 교수는 “광역시를 제외한 군소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종합병원 기능을 수행할 수 밖에 없는 중소병원이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300병상 규모로 전국에 100개 정도 지역거점 병원이 설립되면 지방 의료서비스의 현실적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지역거점 민간중소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의료기관 스스로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황영원 사무관은 “가장 큰 문제는 의료의 질과 서비스에 대한 환자들의 선택”이라며 “민간중소병원은 환자들이 스스로 신뢰하고 믿고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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