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우회수술 1~2등급 기관 수도권 등에 집중…내과마저 전공의 수급난으로 골든타임 사수 힘들어져
[라포르시안]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게는 생명과 직결되는 '골든타임'이 있다.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후 신속하게 진단하고, 혈관을 막은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30분 이내에 투여해야 한다. 곧바로 그물망처럼 생긴 스텐트를 넣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이나 좁아진 관상동맥의 혈관을 대신해 다른 혈관으로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주는 관상동맥우회술을 90분 이내에 시행해야 한다.
90분이란 골든타임 안에 이뤄한 조치가 이뤄져야 생명을 살리고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런 응급의료 조치를 골든타임 안에 시행하려면 순환기내과와 흉부외과 전문의, 간호사, 방사선사 등의 전담의료진 인프라가 반드시 갖춰져 있어야 한다.
전공의 인력도 필수다. 응급실에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내원했을 때 가장 먼저 상태를 확인한 후 검사를 의뢰하고 담당 전문의에게 콜(CALL)을 하는 것이 전공의다. 그런데 흉부외과에 이어 내과도 전공의 기피과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면서 많은 지방병원이 골든타임을 지키기 힘든 의료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의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을 실시하지 못하는 곳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이 이번에 발표한 3차 적정성 평가는 2013년 7월부터 1년간 허혈성 심질환 입원환자에게 관상동맥우회술을 실시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79개소를 대상으로 했다.
주요 평가분야는 ▲관상동맥우회술 수술건수 ▲수술시 내흉동맥을 사용하는 비율 ▲퇴원시 아스피린 처방률 ▲수술 후 출혈과 같은 합병증으로 인한 재수술 비율 ▲수술 후 사망률(30일내)과 수술 후 입원일수 등이다.
평가결과를 보면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 48개 중에서 29개소는 서울·경기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여기에 경상도 지역의 12개 기관을 포함하면 3개 지역에 모두 41개 의료기관이 몰려 있었다.
나머지 전라도와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 지역에는 1등급 기관이 7개소에 불과했다. 이들 지역은 2등급 평가를 받은 의료기관 3개소를 포함해도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 평가에서 1~2등급 기관이 총 10개소뿐이었다. 전국에서 관상동맥우회술 시술을 하는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79곳 가운데 평가등급이 산출된 기관은 66곳이었고, 그 중에서 56곳이 수도권과 경상도 지역에 편중돼 있다.
심각한 문제는 충청과 전라도 지역의 일부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관상동맥우회술 평가지표에서 '지표별 분모건수 3건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등급제외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충청 지역에서 대전의 건양대병원과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은 이번 평가에서 지표별 최소 기준건수를 충족하지 못해 등급제외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13년 발표된 관상동맥우회술 2차 적정성 평가에서 2등급을 받은 충남대병원의 경우 이번에는 등급제외 판정을 받았다. 건양대병원도 2차 적정성 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지만 3차에서는 시술 건수가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등급제외 판정을 받았다. 전북 지역에서는 원광대병원이 2차 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다가 이번에는 등급제외 판정을, 제주에서는 2차 평가때 2등급을 받았던 제주한라병원이 이번 3차 평가에서는 등급제외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