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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행위 중 성범죄 의료인 면허취소·동료평가제 도입 추진복지부, ‘의료인 면허관리 개선방안’ 발표…자격정지명령제도 신설

[라포르시안]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한 의료인에게 '자격정지명령제도'가 도입되고, 자격정지 기간도 최대 1년으로 강화된다.

지역 의료 현장을 잘 아는 의료인 간에 관찰과 주의를 필요로 하는 의료인에 대한 상호 평가가 견제가 이루어지도록 '동료평가(peer-review)'가 시범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9일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다나의원' 사건을 계기로 의료인 면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말부터 약 2개월간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 협의체'를 운영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협의체에는 의협·병협 등 의료계, 의학회·의료법학회·의료윤리학회 등 전문가, 언론계, 환자단체 등 총 11명이 참여했다.

■ 비도덕적 진료행위 관리 강화 =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비도덕적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은 면허를 취소한다. 다나의원 사건과 같이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을 재사용하여 보건위생상 중대한 위해를 입힌 의료인이 해당된다.

복지부는 "현재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며 "법 개정 전이라도 현행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죄(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면내시경 등 진료행위 중 성범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도 면허가 취소되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법 개정 전이라도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의료기관 취업제한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해 의료기관에 관련 정보가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등 건강상 진료행위가 현격히 어려운 경우에도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진료행위가 어려운 질환의 구체적인 범위는 의료계 등과 협의하여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범위를 ▲의학적 타당성 등 구체적 사유 없이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 등을 사용하는 경우 ▲음주로 인해 진료행위에 영향을 받은 경우 ▲1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으로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친 경우 ▲의료인이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투여한 상태에서 진료한 경우 ▲환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고의로 초과 투여한 경우 ▲고의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한 경우 등으로 명확히 하고, 처분기준도 환자에 미치는 중대성 등을 참작해 현행 1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세분화한다.

■ 자격정지명령제도 신설 = 진료행위가 계속될 경우 중대한 위험 우려가 있는 의료인에 대해 자격정지명령제도가 신설된다.

이는 현행 '변호사법'을 본뜬 것으로, 변호사가 공소가 정지되거나 징계절차가 개시되어 그대로 두면 의뢰인이나 공공의 이익을 해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경우 업무정지명령 할 수 있다.

복지부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진료행위를 계속하면 위해가 우려되는 경우 긴급하게 자격정지명령을 내림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격정지명령은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1개월 이내 실시하되, 자격정지 기간은 3개월로 하고, 필요하면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연장할 수 있다.

중대한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어지면 즉시 자격정지가 해제된다.

■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 구성=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심의기능 강화를 위해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를 운영한다.

위원회는 중대한 신체적·정신적 질환 여부, 법령에 규정되지 않은 비도덕적 진료행위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심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의료인단체 중앙회 윤리위원회가 위원회의 기능을 수행하되, 외부인사의 참여를 강화해 심의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복지부와 공동조사 등 심의권한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전문영역에 대한 심의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과목별 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의료인단체 중앙회와 지역의사회, 보건소에 '신고센터'를 운영해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발굴을 상시화하고, 신고가 가능한 유형, 사례 등을 안내해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면허신고 제도 효과성 제고= 의료인 면허신고 때 진료행위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항목이 확대되고, 진료적절성에 대한 검증도 강화한다.

신고항목과 관련, 현재는 취업상황, 보수교육 이수 여부만 신고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뇌손상, 치매 등 진료행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질환 여부, 마약 또는 알코올 중독 여부 등이 항목에 포함된다.

다만, 뇌손상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으로 진단받더라도 전문의로부터 진료행위에 지장이 없다는 진단서를 첨부해 제출하면 진료행위를 지속해서수행할 수 있다.

정신질환, 마약류 중독 등 현행 의료법상 결격사유에 대해서는 본인이 진단서를 첨부하거나, 본인 동의를 얻어 건강보험공단 등 관련 기관 정보를 활용하여 확인할 계획이다.

신체적·정신적 질환 여부 등 의료인 결격사유를 허위로 신고하면 면허를 취소하고, 그 밖의 항목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가한다.

■ 동료평가제 도입 = 지역의료 현장을 잘 아는 의료인 간에 관찰과 주의를 필요로 하는 의료인에 대한 상호 평가와 견제가 이뤄지도록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동료평가제도를 시범 도입한다.

동료평가는 면허신고 내용상 진료행위에 현격한 장애가 우려되거나, 면허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하는 경우, 2년 이상 보수교육 미이수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지역의사회에서 '현장 동료평가단'을 구성해 진료 적합성을 평가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다. 필요한 경우 복지부 장관에게 자격정지 처분 등을 요청할 수 있다.

복지부는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교차평가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의료계 자율적 시범사업으로 우선 시행하고 평가항목과 방법 등 우리나라에 적합한 제도모형을 확정해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협의체에서 제기된 외국의 면허관리기구 사례를 연구해 국내 도입 필요성 등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 보수교육 내실화 = 의료법령, 의료윤리, 감염예방 등 환자안전에 관한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의무화한다.

현재는 매년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면허를 신고할 때마다 필수이수 교육을 2시간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또한, 교육 수요조사를 통해 장기 휴무자에 대한 실습교육, 개원의와 봉직의 특성 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실제 진료현장에서 필요한 교육내용으로 재편해 나갈 계획이다.

보수교육 운영관리도 강화된다.

참가자 대리출석, 중도이탈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신분증 본인 대조, 서명기재 의무화 등 출결관리를 강화하고 바코드 시스템 도입 등 자동출결시스템 운영도 확대할 예정이다.

의료인 중앙회에 위탁하고 있는 보수교육 운영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복지부에 '보수교육평가단'을 설치, 보수교육 내용과 운영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를 강화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장기요양등급 등을 받아 진료행위가 현격히 불가능하리라 예측되는 의료인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지조사를 이달 중 시행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에 마련된 의료인 면허관리 개선방안으로 국민은 더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의료인은 일부 의료인의 부적절한 진료행위를 스스로 발굴하여 징계하는 체계를 갖추게 됨으로써 국민에게 더 신뢰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의 이번 개선방안은 의사협회의 수정 의견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고, 의료계 내부에서 반대 여론이 높아 추진 과정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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