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지원자가 몰리는 인기과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재·영'으로 통칭되는 정신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의 인기가 주춤해지고 있는 가운데, 요즘은 이른바 '마·방·진'이 뜨고 있다는 것이다.

'마·방·진'은 마취통증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를 통칭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교실 우홍균 교수는 "우리 병원은 2012년 전공의 모집 서류접수 결과 2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며 "다른 병원도 거의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종양학과는 과거 전공의 지원율이 바닥권을 맴돌아 정부의 수련보조수당 지원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진단검사의학과와 마취과도 요즘 지원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마방진' 인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금기창 교수는 "전공과 선택 기준이 단편적인 수입량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중시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즉 응급이 없고 야간근무도 없으며 주말엔 쉬는 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대학병원에 남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점도 '마방진'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라고 한다.

특히 여자 전공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충남 지역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아무래도 여자 전공의의 증가가 '마방진'의 인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느냐"며 "임신, 출산, 육아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2011년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마·방·진'  모두 여성 전공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금기창 교수는 "여성 전공의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전공의 지원 선호과목도 미국과 비슷한 추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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