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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83~88% 만족한다”는 원격의료 만족도 조사의 비밀[뉴스&뷰] 무료로 장비 제공받고 비용부담 없는 환자 상대로 조사…자기 돈으로 장비 구입·비용 지불하는 상황이었다면?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결과 발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보건복지부

[라포르시안]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의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이 검증됐다고 단언했다.

특히 임상적 유효성이나 안전성 평가결과보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로 정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은 '원격의료로 공공의료 실현, 만족도 83~88%, 임상적 유효성도 확인'이었다.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보다 환자들의 만족도를 더 중요한 대목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만족도 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몇 가지 의문이 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도서벽지와 노인요양시설 시범사업 참가한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전반적 만족도'는 각각 83.0%(도서벽지 참가자 243명)와 87.9%(노인요양시설 참가자 70명)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발표된 1차 시범사업 평가결과 때의 환자 만족도(77%) 보다 더 높은 것이라고 복지부는 강조했다. <관련 기사: 복지부의 원격의료 만족도 조사결과, 낯 뜨겁고 민망하다>

정부가 이번에 공개한 도서벽지 지역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항목별 '만족한다'는 답변 비율을 보면 ▲'전반적인 건강관리 도움정도' 88.9% ▲'의사 도움의 용이성' 80.7% ▲'향후 원격의료서비스 이용 의향' 80.2% ▲'원격의료서비스 정보 만족도' 79.0% ▲'향후 원격의료서비스 권유 의향' 79.0% ▲'충분한 상담제공' 74.9% ▲'향후 가정경제의 도움정도' 74.5% ▲'장비사용의 편리성' 73.3% 등이었다.

 

시범사업의 환자 만족도가 80%를 넘는 것으로 높게 나왔다고 발표했지만 여기에는 큰 맹점이 있다. 조사에 참가한 대상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만족도 조사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가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 환자들은 원격모니터링에 필요한 혈압측정기 등의 기기를 무료로 제공받았고, 원격모니터링 서비스 이용에 따른 별도 비용부담도 없었다.

만족도 조사 결과가 당연히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만족도가 83.0%(도서벽지)와 87.9%(노인요양시설)로 나온 걸 높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 반대로 봐야 할 듯 싶다.

특히 도서벽지 지역에서 참가한 환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 항목 중에서 '향후 원격의료서비스 권유 의향'(79.0%), '충분한 상담제공'(74.9%), '향후 가정경제의 도움정도'(74.5%), '장비사용의 편리성'(73.3%) 등의 항목 만족도가 낮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원격의료(원격모니터링) 서비스를 이용해 본 환자들이 의료진의 상담이라든지, 장비 사용에 있어서 문제를 겪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25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결과 사전 브리핑에서 "실제로 기기 사용이 어려우 분들이 많다. 혈당계 사용이 어려운 분들도 많은데 이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면서 "의료법이 통과돼 본사업이 시행되더라도 모든 분들을 원격으로 관리하긴 어렵다. (원격의료장비는)정확하게 체크해야 관리가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2차 시범사업 만족도 조사결과 자료를 근거로 원격의료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가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원격모니터링에 필요한 장비를 본인부담으로 구입하고, 원격모티터링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한 환자들(향후 법개정이 돼 의사-환자간 원격의료가 허용된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한 의사는 "만약 환자가 자기 돈으로 모니터링 장비를 구입하고, 모니터링에 따른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만족도 조사결과가 나올지 의문"이라며 "지금과 같은 수준의 원격의료 만족도 조사 결과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짐작하건데 '만족한다'는 비율이 이번에 발표한 것보다 훨씬 낮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원격원료 서비스의 '전반적인 건강관리 도움정도'를 묻는 항목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88.9%가 나온 것은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지난 1차 시범사업 때의 만족도 조사는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 845명(실제 분석 대상은 648명)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에 발표된 만족도 조사의 참가자는 도서벽지의 경우 243명, 노인요양시설은 70명 뿐으로 신뢰도가 더 떨어진다.

결국, 장비와 서비스 이용에 따른 비용부담 없는 조건에서 자발적으로 원격의료 모니터링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관적인 만족도 조사' 결과를 정책 추진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하지 않던 원격모니터링 및 원격진료를 시범으로 진행하고 그에 대한 복약순응도와 만족도를 평가하면 당연하게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자화자찬에 불과한 사업 만족도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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