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모집서 지원율 94.3% 기록…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심화로 ‘지역 의료체계 붕괴’ 가속화

[라포르시안] 내과 전공의 지원율이 1년 전에 비해 소폭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내과 붕괴'의 위기감이 고조됐던 것과 비교하면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내과 부문에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전공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의료체계 붕괴를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우려된다.4일 대한병원협회와 보건복지부가 '2016년도 전기 레지던트 지원현황'을 집계한 결과, 내과는 전체 128개 수련병원 가운데 24곳에서 최소한 74명의 미달이 발생했다.

후기모집에서도 내과 수련병원 5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41개 수련병원에서 100명 넘게 미달이 발생한 2015년도 레지던트 모집 결과보다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내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5년도 92.2%에서 2016년도에는 94.3%로 소폭 상승했다.

모집 결과를 보면 내용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도 내과 레지던트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경상대병원(4명 미달), 건국대병원(1명), 가천대 길병원(5명),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4명), 원광대병원(3명) 등은 2016년도 모집에서 정원을 모두 채웠다.

반면 가톨릭중앙의료원 등 일부 수련병원은 지난해보다 사정이 더 악화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015년도 모집에서는 10명이 미달했고, 2016년도 모집에서는 11명이 미달했다.

강원대병원(1명 → 4명), 건국대병원(2명 → 3명), 고신대복음병원(1명 → 2명), 동국대경주병원(1명 → 3명), 차의과대학분당차병원(0명→ 3명), 등의 수련병원도 2015년 모집 때보다 더 많은 미달 인원이 생겼다.

특히 전남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은 지난해 정원을 모두 채웠지만 올해는 각각 7명과 8명의 미달 인원이 발생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와 관련해 내과학회 정훈용 수련이사(서울아산병원)는 최근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2016년도 전공의 모집결과를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면서 "전공의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교육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한 병원은 지원율이 개선되었지만 2015년도 모집결과만 믿고 그런 노력을 소홀히 한 곳은 고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의료진이 심장혈관조영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전공의들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도 더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2016년도 전후기 내과 레지던트 모집에서 미달이 발생한 29곳  가운데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 수련병원은 8개로, 2015년도 15개보다 감소했다.

게다가 2015년도에는 대형병원과 중소형 수련병원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내과 미달사태가 빚어졌지만 올해는 중소형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수련병원의 한 관계자는 "내과가 이대로 주저앉는다면 수도권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지방 의과대학 졸업생의 절반 가량이 수도권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지방 수련병원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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