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WHO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라포르시안]  세계보건기구(WHO)가 2015년 한 해 동안의 글로벌 공중보건 분야의 중요 이슈를 월별로 정리한 인포그래픽(infographic)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한국의 메르스 사태도 포함돼 있었다.

WHO는 최근 '2015 헬스 하이라이트(health highlights)'라는 인포그래픽을 제작했다. 여기에는 올 한해 동안 월별로 있었던 주요한 공중보건 관련 글로벌 이슈를 압축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2015 헬스 하이라이트 바로가기>

1월에는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암, 당뇨병 등의 비감염성 질환(NCD)(감염병)으로 인해 연간 1600만명이 조기에 사망하고 있다는 WHO의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촉구됐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국제사회가 비감염성 질환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며 "1인당 연간 1~3 달러를 투자하면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질병과 사망을 줄일 수 있다. 모든 국가가 정책적 목표를 설정하고 비용 효율적인 실행과제를 구현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매년 수백만 명의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월에는 열대 풍토성 소외질환(neglected tropical diseases, NTD)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대표적인 열대 풍토성 소외질환으로는 ▲리슈마니아증(Leishmaniasis) ▲샤가스병(Chagas disease) ▲아프리카수면병(African trypanosomiasis) ▲주혈흡충증(Schistosomiasis) ▲사상충증(Filariasis) 등을 꼽을 수 있다.

열대 풍토성 소외질환은 아프리카, 중남미 , 동남아시아 등의 가난한 국가에서 공중보건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인 보건 정책에서 오랜 기간 동안 주목받지 못한 채 예방 활동이나 치료제 개발 등의 노력이 소홀했다.

WHO에서는 이들 열대 풍토성 소외질환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권 존중을 기반으로 차별 없고 동등한 혜택이 주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WHO가 새로 마련해 발표한 '당 섭취 가이드라인'이 이슈로 선정됐다. 이 가이드라인은 성인과 소아 모두에서 일일 설탕 섭취량이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여야 하며, 5% 이하로 줄일 경우 추가적인 건강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4월에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치명적 감염병의 하나인 풍진(rubella)의 완전 퇴치 선언이 꼽혔다.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위원장인 커리사 에티엔 박사는 "풍진과의 전쟁은 끝났다. 이제는 더 분발해서 홍역 퇴치를 완수하겠다"고 선언했다.

5월에는 네팔의 대지진 참사와 관련해 산모와 신생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모자보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이슈가 선정됐다.

6월에는 세계은행(World Bank)과 WHO가 발간한 '보편적 의료보장에 대한 트래킹'(Tracking Universal Health Coverage )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에서 4억명이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전세계 37개국에서 의료비용 때문에 빈곤선(하루 소득 1.25달러 이하) 아래로 떨어지는 인구가 약 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6월에는 한국의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WHO와 한국 정부간 메르스 합동 평가단을 구성해 역학조사 등을 실시한 내용이 소개됐다.

한국-WHO 메르스 합동 평가단은 역학조사를 통해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의료진과 일반대중의 메르스에 대한 이해 부족 ▲병원내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의 문제 ▲병원의 혼잡한 응급실과 다인병실에서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과 노출기간 증가 ▲여러 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의료쇼핑 문화 ▲많은 방문객과 환자가족이 병실에서 머무는 문화 등을 지목했다.

7월에는 아프리카에 유일하게 남은 소아마비 발병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마지막 소아마비 환작 발병한 지 1년이 경과(7월 24일)함으로써 소아마비 퇴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은 지속적으로 소아마비가 발생하는 등 소아마비 퇴치의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겨졌고, WHO를 비롯한 전세계 각국에서 나이지리아의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10년 넘게 지원을 했다,

그러나 소아마비 백신이 소녀들을 불임으로 만들거나 에이즈를 유발시킨다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일이 생겼고,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보코하람은 소아마비 백신을 서구의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진을 공격해 살해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10년간에 걸친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나이지리아애서 소아마비 퇴치라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올 10월에는 전 세계적인 인구고령화에 따른 의료시스템의 변화 문제를 제기한 WHO 보고서가 나왔고, 11월에는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발표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세계적인 항생제 내성균 확산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21세기 공중보건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WHO는 작년 5월에 전세계 114개국을 대상으로 패혈증과 같은 혈액감염을 비롯해 설사, 폐렴, 요도감염 및 임질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7가지 다른 형태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 문제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대부분의 국가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인 사례가 발견됐으며, 특히 대장균의 경우 제3세대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계에도 내성을 보이는 균이 발견된 국가가 한국을 포함해 86개국에 달했다. 

마지막 12월의 이슈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피해를 대응하기 위해서 글로벌 차원의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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