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등 외래환자 증가세 뚜렷…“선택진료 등 3대 비급여 부담 완화로 대형병원 쏠림 심화”

[라포르시안] 지난번 메르스 사태로 의료기관 이용 환자 수가 큰 폭으로 줄었음에도 일부 대형병원은 오히려 환자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강화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한 관계자는 지난 17일 "메르스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지만, 우리 병원은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난해와 비교해보니 약 1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입원이나 수술 건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외래 환자가 많이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면서 "이는 선택진료 의사 비율 축소 등 3대 비급여 제도개선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정부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3대 비급여(선택진료, 상급병실, 간병) 개선계획에 따라  선택진료 의사 비율을 낮추고, 기준 병실을 6인실에서 4인실로 상향해 상급병실 규모를 일부 축소하는 정책을 시행했다.이 병원의 또다른 관계자는 "선택진료 의사 비율이 축소되면서 진료비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 같다"면서 "정부는 대형병원으로 경증환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경증 외래환자 약국 본인부담 차등제'를 도입했지만 선택진료 의사 비율이 줄면서 제도 도입의 효과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9월 메르스 사태가 잠잠해지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 8,000여 명에게 20만원씩 특별격려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병원 뿐 아니라 다른 대형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환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도 환자가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고, 서울아산병원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환자가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선택진료 의사 비율 감소로 대형병원 이용 부담이 감소했음을 체감하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에 거주하는 신모 씨(여)는 "선택진료 의사 비율이 줄면서 대형병원의 문턱이 낮아졌다"면서 "과거에는 어지간하면 동네 병의원을 이용했지만 지금은 근처 대형병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형병원 외래 환자 증가를 억제할 효과적인 정책 기전을 마련하지 않으면 3대 비급여 제도 개선의 바람을 타고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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