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백신·치료제 개발 시급한 8개 감염병 지정…에볼라·메르스 등 포함

[라포르시안] 세계보건기구(WHO)가 가까운 미래에 치명적인 공중보건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8개의 감염병 목록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서 미리 치료제와 백신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자는 것이다.

지난번 에볼라 대유행 사태 때 부실한 초기대응으로 글로벌 공중보건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샀던 WHO가 이번에는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사진 출처: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WHO에 따르면 지난 8~9일 이틀간 과학자와 의사 등 20여명이 스위스 제네바에 모여 5~10가지 병원체를 놓고 가까운 미래에 심각한 감염병 유행 사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예방이나 치료수단이 없는 감염병을 선정하는 논의를 했다. 여기에는 바이러스학자를 비롯해 미생물학, 면역학, 공중보건, 임상의학, 수학자 등이 참석했다.

이를 통해 ▲크림-콩고 출혈열(Crimean-Congo hemorrhagic fever) ▲에볼라(Ebola) ▲마버그(Marburg) ▲사스(SARS) ▲메르스(MERS) ▲니파(Nipah) ▲라사열(Lassa fever) ▲리프트밸리열(Rift Valley fever) 등 8개를 확정했다.

크림-콩고 출혈열은 열성 출혈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크림-콩고출혈열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에 물리면 감염된다.

감염시 혈관계통에 치명적 손상을 입기 때문에 심한 경우 피를 토하며 곧바로 사망(사망률 30%)할 정도로 치명적인다.

마부르그 출혈열은 마버그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으로, 사람의 체액이나 분비물, 혈액 등으로 감염되며 치사율은 23~90%에 이른다.  중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인수공통 감염병인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은 감염된 말이나 돼지와의 직접 접촉이나 오염된 조직과의 접촉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고온의 발열과 근육통, 류머티즘 등 독감 증상과 비슷하다. 

뇌염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 기면상태, 혼수, 경련 등의 신경증상을 나타내고 약 50%의 사망률을 보이는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라사열은 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감염자의 사망률도 높지만 회복되더라도 약 1/3에서 청각기능을 잃게 되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리프트밸리열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일부 중동국가 지역에서도 감염자가 보고되고 있다. 전체 감염자의 1%가 사망하지만 출혈열 증상을 보일 경우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정된 8대 감염병은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주로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하거나 상대적으로 감염자 수가 적다보니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WHO가 이들 감염병을 지정한 것은 관련 백신이나 치료제의 연구개발을 적극 독려함으로써 대유행 사태로 공중보건 위기를 초래하기 전에 치료제 후보약물과 백신을 미리 개발해 놓자는 의도이다.

WHO는 HIV와 에이즈(AIDS), 결핵, 말라리아, 조류독감, 뎅기열 등의 감염병도 공중보건을 위협할 우려가 상당히 높지만 이미 관련 치료약물 개발이나 각 국가 차원의 보건의료 정책개입이 적극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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