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수개월 수입 지연 끝 덴마크 제조사로부터 6개월 사용분 확보…대책은 고작 “수입국 다변화”

[라포르시안] 몇 개월 째 수입에 차질을 빚던 결핵 피내용 백신이 공급돼 BCG 피내접종이 재개된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양병국)는 그간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무료예방접종)’ 백신 공급에 차질이 있었던 결핵 피내용 백신 수급이 정상화 돼 이달 17일부터 BCG 피내접종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덴마크로부터 수입된 피내용 백신은 8,180바이알(약 6개월 사용분)로,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백신출하검정을 통과해 17일부터 전국보건소에서 접종이 재개된다.

피내용 백신 공급이 중단된 기간동안 한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결핵 ‘경피용 백신’ 임시예방접종은 이달 16일까지만 시행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결핵 예방 백신은 피내용(주사형), 경피용(도장형) 두 종류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우리나라는 피내접종을 국가예방접종으로 권장하고 있다. 문제는 BCG 피내용 백신 전량을 덴마크 SSI사로부터 수입해 사용하다보니 제조사의 사정에 따라 수급 차질이 빚어지곤 한다.

올해만 해도 덴마크의 SSI가 백신 출하 계획을 수차례 지연시키면서 당초 지난 3월에 BCG 피내용 백신을 공급받을 예정이었지만 올 하반기까지 수입이 지연됐다.

보건당국은 제조사로부터 피내용 백신 수입 지연 사태가 장기화되자 지난 10월부터 보건소를 통해 BCG 경피접종을 한시적으로 무상실시 해 왔다.

질병관리본부는 "BCG 미접종 영아 보호자에게 피내접종 재개 소식 및 경피용 백신 임시예방접종(한시적 무료지원) 시행 종료 일정을 휴대전화 문자 및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며 "국내 백신공급이 보다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2016년 이후에는 BCG 피내용 백신 수입국을 기존 덴마크 한 곳에서 일본 등으로 다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급 지연 예견해서 대비책 마련할 수 있었던 상황" 국감서 지적한편 전 세계적으로 BCG 피내용 백신의 부족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하지 못한 책임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BCG 피내용 백신의 부족 상황과 맞물려 덴마크 제조사(SSI사)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제조사 사정으로 당초 3월에서 백신 수입이 계속 지연됐다.

게다가 국내 유통 중인 피내용 백신의 유효기간이 9월 1일자로 만료됨에 따라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사전에 이미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이 사전에 대책을 수립하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장정은 의원은 "올해 초부터 SSI사 내부사정으로 수급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예견해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BCG백신의 국산화를 위해 대한결핵협회를 통한 ‘국가 BCG 백신 생산시설 구축 및 생산사업’도 추진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관련 기사: ‘결핵 후진국’ 한국의 엉터리 BCG백신 국산화 사업…결핵백신 부족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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