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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2000년!…‘메디슨 연방’에 대한 추억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 주도로 형성된 독특한 기업생태계…최근 ‘메디슨 마피아’ 출간

[라포르시안] 국내 의료산업계에서 한 때 '메디슨'과 '이민화'를 빼고 이야기가 통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의료산업의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던 한국에서 메디슨과 이민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존재였다.

1980년대 중반 이민화 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교수<사진>가 창업한 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 제품 하나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관련 기사: [The 만나다] 공학자의 책장엔 인문학 서적뿐이었다…>

메디슨은 1986년 서울 녹십자병원에 초음파 진단기 1호기를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3년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등극했다.

90년대 중반부터 계열사를 설립하고, 의료관련 기업에 투자를 하면서 급기야 2000년 7월 '메디슨 연방'이라는 독특한 의료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메디슨 연방에 참여한 업체는 메디슨 사내벤처 1~2호인 메디다스(현 유비케어), 메리디안을 비롯해 메디페이스(현 인피니트헬스케어), 메디너스, 메디링스, 메디코아, 바이오시스, 비트컴퓨터, 프로소닉, 인포피아, 엠투커뮤니티, 써텍, 시네손, MGB 등 국내에서 주목받던 의료 관련 벤처기업들이었다.

메디슨 연방은 메디슨과 개별 기업들이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이는 연합 기업군 형태로, 각 기업의 재무, 인사 등의 독립성은 인정하면서 영업, 경영노하우 등의 부문에서는 상호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을 추구했다. 

그 당시 메디슨 계열사는 국내 의료기기 총생산의 50%, 총수출액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은 메디슨 연방을 출범하면서 "2005년 메디슨연방의 총 시장가치를 15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2002년 1월 메디슨이 부도 사태를 맞으면서 메디슨연방도 좌초했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공격적인 투자로 금융권 부채가 눈덩처럼 불어났고, 자산가치 3조원의 회사가 수십억원의 어음조차 막지 못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삼성메디슨, 유비케어, 인피니트헬스케어 등 이름 바뀌고, 주인도 바뀌고

메디슨 연방이 해체되고 10년이 더 지났다. 당시 연방에 속했던 회사들은 어떻게 됐을까.

메디슨은 2002년 1월 부도가 난 이후 법정관리를 통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그리고 4년여 만인 2006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재도약에 나섰다.

법정관리 졸업 이후 메디슨의 지분을 대량으로 인수한 사모펀드와 내부적인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면서도 신제품 출시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매출 3044억원에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2010년 12월 삼성전자가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삼성메디슨'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3년 2,689억원, 2014년 2,84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이후 기대와 달리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90년대 중반 메디슨의 사내벤처 1호로 출발한 메디다스는 의료기관의 보험 청구 및 원내 업무처리 전산화 솔루션 개발과 판매에 주력했고, 특히 의원급 전자차트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했다.

그러나 메디다스는 2002년 최대주주인 메디슨의 부도 이후 힘든 상황에 처했다. 최대주주가 사라지면서 경쟁사로부터 적대적 M&A 위협에 노출됐고, 이후에 몇차례 최대주주가 변동되면서 회사명도 자주 바뀌었다.

2002년 6월 메디다스에서 '유비케어'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이수그룹에 인수되면서 '이수유비케어'로, 다시 SK케미칼에 인수되면서 사명 앞에서 '이수'라는 명칭이 사라졌다. 지난 10월에는 SK케미칼이 유비케어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유비케어는 2014년에 6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메디슨 사내벤처 2호로 출발한 메리디안은 메디슨의 동서의료사업부에서 출발했다. 동서의료사업부는 현대의학과 동양의학을 접목한 생체진단기기 제품의 상용화를 추진해 왔다. 'MERIDIAN'이라는 명칭의 경락기능검사기를 출시한 바 있으며, 현재 레이저 비만치료기, 레이저치료기, 맥파분석기 등의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그 규모는 상당히 영세한 편이다.

메디슨 내에서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던 연구소 조직이 분사해 설립된 메디페이스는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 의료정보 솔루션 시장에서 마로테크라는 경쟁업체와 함께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2003년에 의료영상SW 전문업체인 쓰리디메드와 합병, 비트컴퓨터의 계열사인 네오비트 인수, 그리고 2006년에는 최대 경쟁사인 마로테크를 인수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이후 사명도 메디페이스에서 '인피니트', '인피니트테크놀로지', 그리고 '인피니트헬스케어' 등으로 변경했다. 이 회사는 2013년 646억원, 2014년 6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PACS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국내 영업이 위축됐고, 해외시장 진출 성과도 기대에 못미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의료정보 전문업체인 비트컴퓨터는 메디슨이 투자한 관계사로, '국내 1호 벤처기업'으로 꼽힌다.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회장은 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보다 앞서 벤처기업 열풍을 주도했고,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OCS, EMR, PACS 등 병원정보시스템 부문에서 국내 독보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비트컴퓨터는 2013년 353억원, 2014년 3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원격의료 기반의 U헬스케어 부분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2000년에 메디슨 MRI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된 메디너스는 MRI 전문 개발업체이다. 메디너스는 설립초기에 메디슨이 40억원을 출자하면서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 회사는 MRI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주목받았지만 GE, 지멘스, 필립스 등의 다국적 기업에 밀리면서 맥을 못췄다. 현재 연간 매출이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의료용 초음파진단기 탐촉자(probe) 전문업체인 프로소닉은 2010년 말 메디슨과 함께 삼성전자에 인수됐고, 이후 삼성메디슨에 흡수합병됐다.

혈당측정기 전문업체인 인포피아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금은 개인 또는 병원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POCT용 콜레스테롤측정기기 및 바이오센서, 암이나 심혈관 질환을 측정하는 면역진단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원격의료 관련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이며, 2013년에는 509억원, 2014년에는 5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메디슨 패밀리'는 계속된다?

메디슨의 고속성장과 벤처 신화가 무르익을 무렵 느닷없는 부도 사태까지는 드라마틱한 전개였다. 그 과정에서 메디슨의 실패원인을 분석하는 연구도 많이 이뤄졌다.

공통적인 지적은 기업의 핵심가치인 기술개발에 소홀하고 무리한 사업 확장과 투자가 화를 자초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메디스 연방이 해체된 이후에도 패밀리 기업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헬스케어 산업 부문에서 주요한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민화 전 회장이 '메디슨 마피아'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메디슨 계열사와 관계사 등 100여개 패밀리기업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내용이라고 한다.

지난 8일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메디슨 출신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 전 회장은 "메디슨 마피아의 상장기업 가치만 현재 6조가 넘으며 지금도 메디슨 마피아들은 곳곳에서 기업가적 도전을 계속하고 대한민국 의료산업을 이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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