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내과 지원율 대형병원·지방 중소병원 뚜렷하게 갈려

▲ 라포르시안 사진DB

[라포르시안] 2016년도 레지던트 모집 결과 내과 지원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모집에서는 전반적으로 미달이 발생한 것과 달리 올해의 경우 대형 수련병원은 정원을 너끈히 채운 반면 중소병원과 지방병원은 미달을 면치못하는 새로운 양상을 보였다. 

서울대병원은 2일 레지던트 모집을 마감한 결과, 20명 모집 정원인 내과에 26명이 지원해 정원을 훌쩍 넘겼다고 밝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과도 28명 모집에 37명이 지원했고, 서울아산병원은 25명 정원에 32명, 삼성서울병원 18명 정원에 31명이 지원하며 만만치 않은 경쟁율을 보였다. 

반면 병원군별 총정원제를 시행하고 있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49명 모집에 39명이 지원하며 '빅 5' 병원 중 유일하게 미달을 기록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중견 대학병원들도 내과 전공의 정원을 무난히 채웠다. 경희대병원(8명), 중앙대병원(6명), 경북대병원(12명) 등도 모처럼 웃었다. 

그러나 지방중소병원은 올해도 내과 미달 사태를 면치못했다. 3명을 모집한 동국대경주병원과 건국대충주병원 지원자가 한명도 없었고, 명지병원은 4명 모집에 1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내과 지원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방의대와 의전원 출신들이 수련환경이 좋고 전문의 자격 취득 후 이른바 '간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서울과 수도권 수련병원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과학회도 이같은 상황을 우려했다.

이동기 대한내과학회 총무이사는 "수도권은 지원자가 넘치는데 지방은 미달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양극화 현상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내과 의료시스템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흉부외과·비뇨기과는 '빅 5' 병원도 미달 사태  

한편 2016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특징은 산부인과의 뚜렷한 회복세와 소아청소년과의 인기과 진입이다.

한 때 지원율이 50% 미만까지 떨어졌던 산부인과는 지난해 105%로 정원을 넘기더니 올해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소청과 역시 병원마다 초강세를 보이면서 '좁은 문'으로 거듭났다. 

서울대병원 소청과는 14명 모집에 21명이 지원했고,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3명 모집에 22명이 지원했다.

반면 기피과목으로 추락한 흉부외과와 비뇨기과, 외과 등은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 5' 병원도 흉부외과와 비뇨기과 지원율이 상당히 저조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만 봐도 흉부외과는 4명 모집에 3명이 지원했고, 비뇨기과 역시 4명 모집에 2명이 지원하는데 불과했다.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는 5명 모집에 3명이, 비뇨기과는 5명 모집에 1명의 지원자만 나왔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흉부외과 정원 4명에 2명이, 비뇨기과는 6명 정원에 2명이 지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흉부외과 정원 4명에 1명이, 비뇨기과는 3명 정원에 1명의 지원자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흉부외과(정원 5명)와 비뇨기과(4명)에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없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등 기피과목은 정원의 대폭적인 감축을 통해 수급균형을 맞춰주는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패배감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필수인력마져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상대가치점수 재조정을 통해 이들 비인기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수술할 수 있는 의사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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