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 차관 이어 산자부 출신 보건산업정책국장 전격 임명…원격의료 등 의료산업화 강행 우려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 내에서 보건산업정책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보건산업정책국장이 전격 교체됐다.

문제는 새로 임명된 보건산업정책국장이 복지부 내부 인사가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란 점이다.

앞서 의사출신이면서 의료IT 분야에 관심이 높은 정진엽 장관이 임명되고, 기획재정부 출신의 방문규 차관 임명에 이어 산자부 출신의 보건산업정책국장이 연이어 임명되면서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산업 육성을 전담하는 부처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복지부와 국가기술표준에 따르면 30일자로 보건산업정책국장이 전임 배병준 국장에서 산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이동욱 적합성정책국장으로 교체됐다.

신임 이동욱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1991년 조달청 사무관으로 시작해 1993년부터 20년 넘게 산자부에서 공직생활을 해 온 인물이다.

특히 2009년에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비서관을 지냈고, 이후 지경부 성장동력실 성장동력정책과장을 지냈다.

지경부 성장동력실은 MB정부 당시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친화적)’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신설한 부서로,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 정책을 담당하던 부서이다.

이동욱 국장은 2012년 초까지 성장동력정책과장을 맡아 u-Health 등의 신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일을 했다. 

이후 지난 2014년 산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적합성정책국장으로 임명돼 최근까지 관련 업무를 맡아오다 이달 30일자로 복지부 보건의료산업정책국장에 임명됐다.

이동욱 국장의 인사를 놓고 복지부나 산자부 모두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동욱 국장조차 이번 인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현재 이동욱 국장은 해외출장 중이며, 다음 주에 출근할 예정"이라며 "이 국장도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으로 인사발령이 난 사실을 해외출장 중에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욱 국장의 이번 인사는 박근혜 정부가 원격의료 활성화 정책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이 국장이 앞서 지경부에서 u-Health 등의 신성장 동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원격의료 허용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의 의료산업 육성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 이후 단행된 이번 인사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에서도 기재부와 산자부 등 경제 관련 부처 출신 인사의 연이은 복지부 발령에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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