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담뱃값 인상으로 조성된 건강증진기금 일부를 전용해 원장 개인의 정치적 활동을 위한 인력을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건강증진개발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3월 30일 중장기 발전방향 수립 및 전략 마련, 국회 등 대외 업무 강화를 목적으로 기획위원회라는 실무부서를 만들어 3명의 인력(2급,4급,5급)을 채용했다.

그러나 채용된 3명이 모두 중장기 발전방향 수립 및 전략 분야의 전문성이 없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국회 등 대외협력 업무 강화 관련해서도 기존 개발원 조직에 기획조정팀(5명), 대외협력팀(5명) 등 10명의 해당업무 담당자들이 있어 기존 업무와 중복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기획위원회에 채용된 3명 모두 장석일 원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에 따르면 2급으로 채용된 김모씨는 '박근혜대통령후보캠프 100% 대한민국통합위원회 드림실천위원회 공보단장' 출신이고, 4급 이모씨는 장석일 원장이 지난 19대 총선에 출마했던 경기지역의 통일운동 단체 활동 전력이 있다.

5급으로 채용된 정모씨도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후보 직능단체 조직으로 활동한 국민건강실천연대 사무국장(장석일 원장이 공동대표 역임) 출신이다.

또한 이들은 명목상 기획위원회 인력으로 채용됐지만 4월 1일 임용된 2급 김모씨의 경우 115일 근무기간 중 불과 37일만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5월 6일 임용된 4급 이모씨와 5급 정모씨는 각각 92일 근무기간 중 79일, 74일 출근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근퇴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담당 업무 역시 거의 출근을 하지 않았던 2급 김모씨를 제외하면 4급 이모씨와 5급 정모씨는 장석일 원장의 KTV촬영 수행을 담당하는 등 사실상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용익 의원이 확인한 결과, 이들의 급여로 책정된 총 1억 2,697만원은 담뱃값을 올려 조성된 건강증진기금 예산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김 의원은 "19대 총선에 출마한 경력이 있고, 20대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장석일 원장이 임시조직까지 만들면서 측근을 채용해 개인의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복지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감사를 실시하고, 관련자의 처벌과 후속조치를 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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