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의대 의료봉사동아리 ‘성우회’

[라포르시안]  불볕더위가 한창이던 8월 1일,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당진1리 마을회관이 모처럼 북적였다. 가톨릭대 의대 학생과 졸업 동문 등으로 구성된 의료봉사 동아리 '성우회'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8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의료봉사 활동을 나왔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김승준 교수(가톨릭의대 호흡기내과)가 이끄는 성우회 소속 학생과 전공의, 졸업 동문 회원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흘간 약 160여 명의 지역주민에게 내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 진료를 펼쳤다.

의료봉사 이튿날에는 굿피플에서 검진차량을 지원, 초음파, 엑스레이, 심전도, 골다공증 등 무료 검진도 시행했다.

여름 휴가 일정을 쪼개 첫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송경근 산부인과 전문의는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 대부분이 노인이다. 그중 여성은 요실금, 여성호르몬 결핍에 따른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의료봉사 활동에 산부인과 전문의가 꼭 필요한 이유다.

환자들은 간단한 진료와 함께 약을 처방받아 갔다. 몸이 쇠약한 환자에게는 즉석에서 영양제 주사를 처방했다.  무릎이 심하게 곪아 다리를 절뚝거리며 봉사단을 찾은 노인도 있었다.

송경근 전문의는 "혼자서 쑥뜸을 뜨면서 제대로 소독을 하지 않아 피부가 곪았다. 다행히 염증이 뼈 등으로 번지지 않아 간단한 처치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면서 "이렇게 민간요법을 하다가 상처가 덧난 환자를 심심치 않게 경험한다"고 말했다.

성우회의 이번 의료봉사가 더욱 뜻깊은 것은 올해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40년을 맞이했다는 점 때문이다.

성우회는 1977년 가톨릭대 의대 학생들을 주축으로 창립했다.

초대 회장을 맡았던 양기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은 "학생 때부터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해 40년을 이어왔다. 성우회에는 학교를 졸업하고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졸업 선배들이 200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졸업 선배들은 의료봉사에 필요한 경비 지원은 물론 직접 참여해 후배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성우회 지도교수로 이번 봉사활동에 참가한 김승준 교수는 "예과 1학년 때부터 활동에 참여했으니 벌써 30년이 넘었다"며 "성우회 활동은 참된 의사의 길과 봉사 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가톨릭의대 최재원 씨(본과 1)는 "고등학교 때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해 선배들의 권유로 성우회에 가입했는데, 특기사항(진료)를 갖고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면서 "선배나 교수님들처럼 졸업 후에도 봉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우회는 지난 40년간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의료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달려갔다. 작년에는 '제14회 MSD청년슈바이처상' 사회활동 의대생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큰 아픔도 겪었다. 1979년 동강 어라연에서 의료봉사을 하던 중 본과 4학년 학생이 물놀이 사고로 숨졌다.  양 평가위원은 "그 사고 이후 수년간은 그 친구의 기일에 맞춰 봉사활동을 떠났고, 현지에서 추도식을 가졌다"며 "소중한 동료를 잃었지만 성우회가 더욱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 40년간의 성우회 활동을 정리한 책도 낼 예정이다.

양 평가위원은 "성우회의 경험은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성우회 40년사가 후배 의사의 봉사 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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