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후 불볕더위로 온열질환 발생 급증…에너지빈곤층 주거환경·개선·의료지원 시급

[라포르시안]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한주 동안 온열질환으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4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 자료에 따르면 7월 26일부터 8월 1일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 수는 총 307명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이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남 38명, 경북 27명, 울산 26명, 충북 24명, 부산 23명 등 주로 남부지방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온열질환 사망자 수를 보면 2011년 6명, 2012년 15명, 2013년 14명, 2014년 1명 등이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지난 5월 24일부터 8월 2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총 616명이다.

이 중에서 남성이 74.0%(456명)를 차지해 여성(26.0%, 160명)보다 약 3배 가까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전체 온열질환자는 60.1%인 370명이 60대 이상 노인층이었다.

온열질환별로는 열탈진이 32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 191명, 열경련 57명, 열실신 36명, 열부종 1명, 기타 8명 등으로 파악됐다.

전체 616명 중에서 519명이 작업장이나 논·밭 등 실외에서 활동하다 온열질환에 걸렸고, 97명은 집·실내작업장·비닐하우스 등의 실내에에서 활동하다 온열질환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장마기간이 종료되고 당분간 본격적으로 무더운 날씨가 예상된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와 독거노인, 어린이, 야외근로자 및 만성질환자는 집중 건강관리가 요구된다"고 당부햇다.

폭염에 무방비 노출된 빈곤층

한편 빈곤층의 상당수가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246개 환경·소비자·여성단체 전문 NGO 네트워크인 에너지시민연대가 최근 발표한 '2015년 여름철 빈곤층 에너지 주거환경 실태조사(3차년도)'에 따르면 조사대상 160명 중 60%에 달하는 인원이 어지럼증 등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 에너지실태조사는 여름철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가장 취약한 빈곤층의 주거환경을 조사하고 폭염 발생 시 대비책이 마련돼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대상 전체 가구가 거주하는 건물의 건축년도를 보면 1990년 전에 지어진 노후건물이 83%에 달했고, 가구 내 실내온도는 평균 27.8도로 나타났다.

찜통더위를 극복하기 위한 주냉방시설로는 선풍기가 86%로 가장 많았다.

에어컨이라고 응답한 가구는 8%에 불과했고, 부채만으로 여름을 난다는 가구도 2%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중 60%가 폭염으로 인한 대표적인 온열질환인 어지럼증을 호소했으며, 41%가 두통을 앓았다고 답했다.

특히 14%는 폭염으로 인해 호흡곤란을 앓는 등 위험수위까지 경험했고, 높은 기온을 견디지 못하고 실신한 경험이 있는 경우도 6%에 달했다.

이들에게는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발생에 대응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 개선과 의료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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