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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만나다] 아직은 미생(未生)…“고졸 출신 첫 CEO가 목표”한준혁·황준봉·홍현규(한국로슈진단 영마이스터 1기 사원들)

[라포르시안]  잘 생겼다. 얼굴 표정에 생기가 돈다. 저렇게 들뜬 표정의 직장인을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막 스무 살이 된 혈기왕성한 한국로슈진단의 젊은 직원 세 명을 만났다. 한준혁, 황준봉, 홍현규. 세 명 모두 2013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3월 한국로슈진단에 입사했다. 이 회사가 설립된 이래 첫 고졸 출신 사원들이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각종 자격증에 해외 연수 등의 스펙으로 무장해도 취업하기 힘든 요즘이다. 한국로슈진단이 만만한 회사도 아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 헬스케어기업 로슈그룹의 한국 법인이다.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 선망하는 직장이다. 올해 2월에는 세계적 인사조직 컨설팅 기업인 에이온휴잇(Aon Hewitt)이 선정한 ‘2015 한국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각종 스펙으로 중무장해도 전쟁 같은 취업 관문을 뚫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이들은 어떻게 한국로슈진단에 입사했을까. 세 명 모두 마이스터고등학교 출신이다. 2008년 도입된 마이스터고는 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산업 인재를 양성하는 직업 교육 분야 특수목적고등학교이다. 한국로슈진단은 스위스의 직업훈련 교육 프로그램인 VET(Vocational Education & Training)를 벤치마킹해 2013년부터 ‘영마이스터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한준혁(인천전자마이스터고), 황준봉(원주의료고), 홍현규(구미전자공고) 세 명은 한국로슈진단의 영마이스터 1기다. 이들은 다음달 16일 스위스 로슈진단 본사로 파견교육을 떠난다. 처음 채용할 때부터 로슈진단의 스위스 본사 교육 및 해외 지사 교환 근무 등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텐데, 스무 살 청춘들은 ‘뭐가 문제냐’는 듯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 사진 왼쪽부터 홍현규, 한준혁, 황준봉

▲ 입사하고 1년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어땠나.

한준혁(이하 한) - 고등학교 시절 외국에 나가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로슈진단의 채용공고를 접하게 됐다. 원래 전공은 전자제어과정으로, 의료 분야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한국로슈진단의 기술부 쪽에서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서 지원했다. 입사 후 지난 1년 4개월간 사내 전체 부서를 돌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고, 지금은 기술부에서 관련 업무를 많이 배우고 있다.

황준봉(이하 황) - 영마이스터 1기이고, 고졸이다 보니 사내에서도 아직은 어리게 보는 시선이 있었다. 그렇지만 각 부서를 돌며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서 선배들이 저희가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는 회사에서 마이스터고 출신을 채용한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그런 평가도 받게 된 것 같다.(웃음)

홍현규(이하 홍) -  입사 초기에는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초기에는 굉장히 많은 교육을 받았다. 아무래도 부족한 게 많다보니. 1년 넘게 여러 부서를 돌며서 경험을 하고, 기술부에 들어가서 선배들로부터 업무교육을 받고 하다보니까 아직도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앞으로 스위스 파견교육과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복귀하면 엔지니어로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겼다.

▲ 가족이나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

황 - 가족들은 다 좋아해 주시고 친구들도 많이 부러워 한다. 대학교에 진학한 친구들은 성적에 맞춰 진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자신들의 적성이나 꿈을 제대로 펼치기 힘든 상황에 빠지기도 하는데 우리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입사해서 남들보다 한 발 앞서 꿈을 좇아가고 있다 보니 많이 부러워한다.  한 - 마이스터고의 설립 취지가 산업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학생을 취업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학생들의 적성이나 기대치에 못 미치는 회사에 취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로슈진단은 취업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경쟁도 치열하다. 1~2학년 때부터 이 회사의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들도 많다. 영마이스터 1기로 취업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 회사에 입사해서 근무를 하다보면 생각했던 것과 달라 힘들거나 실망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황 - 입사할 때 저희가 회사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 안에서 다른 선배 직원들로부터 시기와 질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근무하면서 느낀 바로도 (시기와 질투가)완전히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하. 그렇지만 선배들한테서 열심히 하라는 조언과 진심어린 충고도 많이 들었다.

한 - 아무래도 선배들과 비교하면 나이도 한참 어리고, 군복무도 마치지 않은 상태라 특히 기술부 남자 선배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내 워크숍에 참여하고 여러 부서를 돌며 근무를 하는 과정에서 업무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회사생활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배우게 됐다. 지금은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설 수 있게 됐다. 다만 나이차를 극복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긴 하다. 

홍 - 처음에는 직장 선배들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거란 생각에 걱정도 많이 했다. 1년 4개월 넘게 근무하면서 함께 생활하다보니 그런 어려움이 많이 해소됐다.  

▲ 혹시 새로운 목표가 생겼나.

한 - 영마이스터를 지원했을 때나 입사 초기에는 분명한 목표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한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기회가 된다면 스위스 본사의 회로개발팀에서 일하고 싶다.

황 - 스위스의 직업교육시스템(VET)을 벤치마킹해서 도입된 한국의 VET를 통해 마이스터고 출신들이 좀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제가 로슈진단 내에서 높은 위치에 올라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 지금의 꿈은 마이스터고 출신 첫 로슈진단 CEO가 되는 것이다. 하하.  

홍 - 입사 전까지는 엔지니어가 목표였지만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기술부와 학술부를 모두 경험한 이후에는 목표가 조금 더 커졌다. 기술 쪽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학술적인 부분도 모두 겸비하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 한국로슈진단의 진단검사장비가 설치된 병원에도 직접 들어가서 봤을 텐데, 어떤 느낌을 받았나.

한, 황, 홍 - 병원 현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제품의 기술적인 부분에 관한 업무처리가 중요한 일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런데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고객에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한 업무라는 걸 느꼈다. 대화를 통해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고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과 기술적인 한계점 간의 간극을 조율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 국내 주요 대학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 파란색 로슈 로고가 선명한 장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걸 보고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 8월부터 1년간 스위스 로슈진단 본사에서 파견교육을 받는다. 어떤 준비를 했나.

한, 황, 홍 - 올 1월부터 독일어 공부를 많이 했다.(스위스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슈어 등 4개 언어를 연방 차원에서 공용어로 지정해 사용하고 있다. 이 중에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스위스 본사에서 교육을 받는 분야가 IT 엔지니어링으로 프로그랭밍 언어를 배운 후에 다른 수련생들과 팀을 이뤄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한국로슈진단 내에서도 스위스 본사 파견근무 기회를 갖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들었다. 세 사람은 파격적인 특전을 누리는 셈인데,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한 - 스위서 본사에서 1년간의 파견교육은 더할 나위없이 중요한 기회이다. 다녀와서는 우리 스스로 비전을 설정하고 스스로의 노력과 능력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다녀온 선배들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영마이스터 1기이기 때문에 나름 회사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이 기회를 이용해 우리의 역량을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황 - 스위스 본사 파견교육을 마친 이후에는 우리 스스로 자립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올 작정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인정받는다면 앞으로 입사할 후배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하게 된다.

홍 - 준혁이나 준봉이의 생각과 비슷하다.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돌아와서 그러한 경험을 전파시킬 수 있는 인재가 되고 싶다. 또한 그 경험을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한국로슈진단의 영마이스터 프로그램은?
한국로슈진단의 영 마이스터 프로그램은 1년간 본사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한 후 스위스에서 VET(Vocational Education & Training) 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방식이다. 본사 교육기간 동안은 기술 지원 실무는 물론 어학, 인문학 등의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그후 스위스 본사로 파견돼 일정 기간 동안 교육을 받게 된다. 남자 직원의 경우 군복무(휴직)를 마치고 한국로슈진단의 엔지니어가 되며 추후 기술 장인, 마이스터로 성장할 기회가 주어진다.한국로슈진단은 2013년부터 실시한 영마이스터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마이스터고등학교 출신 6명을 신규 채용했다. 6명의 마이스터고 출신 직원들은 정규직 신분으로 실무교육, 부서 실습, 어학 교육 등 다양한 직업 교육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영마이스터 채용 프로그램은 스펙보다 실력 중심의 채용 문화 조성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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