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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병원’이라던 삼성의 메르스 환자까지 도맡아 치료하는 공공병원들국립중앙의료원·서울의료원 등 공공병원서 확진자 2/3 이상 격리치료…“민간병원서도 공공병원 중요성 절감”

[라포르시안]  지난 5월 20일 국내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한 달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종식 선언'이 언제쯤 가능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달 5일 기준으로 메르스 확진자는 총 186명이며, 이 중에서 116명이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고 37명은 아직도 격리치료 중이다. 안타깝게도 33명(17.8%)은 사망했다.

메르스 사태는 지난달 6일을 기점으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째 환자에 노출된 2차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격리치료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6월 5일까지 42명이던 환자 수는 6일 64명, 7일 87명, 8일 95명, 9일 108명 등으로 나흘만에 환자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메르스 환자를 격리치료하기 위한 음압시설을 갖춘 격리병상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이달 5일 현재까지 186명에 달하는 메르스 환자의 격리치료를 담당한 곳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안심병원 명단을 발표하면서 메르스 환자 치료병원과 노출자 진료병원 명단을 구분해서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된 정보나 병원 자체적으로 공개한 자료를 취합해 보면 메르스 환자의 격리치료를 담당한 곳 가운데 상당수는 공공병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보건당국이 지정한 메르스 치료병원 16곳과 노출자 진료병원 32곳 중 대부분이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등의 공공병원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달 6일 '메르스 중앙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18개의 음압병상을 갖추고 현재까지 거의 모든 의료진이 메르스 환자 치료에만 집중해 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7월 1일까지 총 29명의 메르스 확진환자를 치료해 왔으며, 이 중에서 20여명은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격리치료를 받던 메르스 환자 15명이 모두 국립중앙의료원과 보라매병원 등으로 전원 조치가 됐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환자 9명이 전원되면서 국립중앙의료원이 격리치료를 담당한 메르스 환자만 40여명에 육박한다.

음압시설이 된 15개의 격리병상을 갖춘 서울의료원도 메르스 환자 치료거점병원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지난 5월 26일 첫 확진자 격리치료를 시작한 서울의료원은 이달 3일까지 20명의 환자를 격리치료했다.

5개의 격리병상을 갖춘 보라매병원도 지금까지 4~5명의 메르스 환자 격리치료를 담당했고, 최근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1명의 확진자가 이 병원으로 전원조치됐다.

이밖에 서울서북병원도 결핵 치료병동을 비우고 의심환자 등 노출자 진료병원으로 역할을 했다.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 등에서 메르스 환자 치료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한 곳도 대부분 공공병원이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충북대병원, 충주의료원 등에서 각각 4~5명의 메르스 환자 치료를 담당했고, 민간병원인 단국대병원도 메르스 격리치료 거점병원 역할을 맡았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운영 중인 충남대병원의 경우 지난 6월까지 메르스 확진환자 10명이 격리치료를 받았다.

이밖에 강원도 지역에서는 강릉의료원이 메르스 환자 3명을 치료를 담당했고, 그 과정에서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감염되면서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 상당수가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메르스 격리치료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이곳저곳을 계속 옮겨다닌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132번째 메르스 환자의 경우 강원도 춘천의 집에서부터 민간병원, 보건소, 지방의료원 등을 거쳐 서울시보라매병원의 격리치료 병상에 입원하기까지 이틀간 무려 600km를 떠돌아야 했다.

한 공공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감염 증상의 발현 후 이 환자가 겪었던 여정은 우리나라 공중보건체계의 열악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 공중보건체계 및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대로 고민을 해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경기도의료원 산하 파주병원은 지난달 22일 갑작스럽게 병원 폐쇄가 이뤄졌다.

경기도 구리시의 카이저 재활병원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당시 카이저 재활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가 110명이었다. 그런데 인근의 병원에서 이 환자들을 거부하면서 결국 110명 중 51명이 공공병원인 파주병원으로 전원 조치됐다. 

파주병원의 한 간호사는 "단지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는 이유로 곤히 잠 자야할 한밤 중 시간에 무슨 죄인이 된 듯한 위축된 모습으로 휠체어에, 이동식 침대에 실려 이동해 오시는 환자분들을 보며 눈물이 났다"며 "그 많은 병원들 중에서 서로 받지 않겠다고 해 이 곳 파주까지 옮겨 온 죄없는 분들을 보며 병원 직원들은 묵묵히 (공공병원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한마음이 됐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가 왜 필요한지 명확해진 셈이다.

서울 서북병원의 나백주 원장은 "메르스 사태 기간 동안 민간병원장한테서 공공병원이 왜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공공병원이 공공병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대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감염병전문병원을 신설하는 것에 앞서 기존 공공병원이 제 여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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