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국내 병원의 우회적 영리병원 설립 모델” 의혹 거듭 제기…설립 중단 촉구
[라포르시안] 중국의 부동산 전문기업인 녹지그룹이 제주특별자치도에 설립을 추진하는 외국영리병원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외국영리병원 설립에 국내 유명 성형외과병원이 중국에 설립한 병원을 통해 우회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의료 민영화·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영리병원 설립을 합법화 하는 제주 녹지국제영리병원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범국본은 "녹지국제병원의 실체가 국내 성형외과 의사들이 중국에 설립한 영리병원(서울리거병원)이 병원 운영자가 되어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는 형태"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제주 외국영리병원 설립에 국내 성형외과 참여 의혹 >
범국본에 따르면 병원 운영 경험이 전무한 녹지그룹은 녹지국제병원 운영을 중국 내 18개 성형병원의 투자 모회사인 '북경연합리거 의료투자 유한공사(BBC)'에 맡길 계획이다.
BBC 소속 성형병원 중 가장 규모가 큰 병원이 서울리거병원(구 세인트바움병원)이다.
서울리거병원은 국내 BK성형외과 대표원장인 홍성범씨가 중국 기업과 합작 투자해 지난해 7월 상하이에 설립한 미용성형 전문병원이다. 개원 당시에는 '세인트바움'이란 명칭을 사용하다가 '서울리거'로 명칭을 변경했다.
즉, BK성형외과 대표원장인 홍성범씨가 투자해 설립한 서울리거병원이 녹지국제병원의 실질운영주체로 참여하기 때문에 국내 병원의 우회적인 영리병원 설립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런 의혹이 사실일 경우 녹지국제병원은 국내 병의원이 외국 기업과 협력해 우회적으로 영리병원을 설립하는 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범국본은 "제주도와 복지부는 녹지병원의 2대 지분을 갖고 있는 BCC가 서울리거병원에 투자한 것이지, 서울리거가 BCC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며 "그러나 서울리거병원은 병원경영회사인 BCC에서 일정 규모를 갖춘 유일한 성형외과 병원으로 사실상 운영 주체다. 그리고 최근 언론보도에는 ‘BCC가 서울리거에 투자해 녹지그룹과 관계를 맺어 제2투자자가 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리거(구 세인트바움)병원의 중국 개원 당시 이 병원의 설립 목적이 녹지그룹이 개발하는 제주헬스타운에 들어설 병원의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담하는 데 있다는 점이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도의회에서 '국내병원이 외국인을 내세워서 우회적으로 영리병원에 다리를 걸치려는 것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통해 걸러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범국본은 "녹지병원이 국내 병의원이 중국에 진출해 만든 영리병원이 역수입되어 ‘다리를 걸치려는’ 것이 분명해진 만큼 원희룡 도지사는 조례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녹지국제병원 허가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