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라포르시안]  지난 20여 년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매진해 온 바이오업체가 '진행성 실명'(progressive vision loss)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소규모 예비시험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능이 확인된다면 이것은 `시장에 출시된 배아줄기세포 치료법 1호`로 기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월 30일자 'Stem Cell Report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망막세포를 4명의 황반변성 환자에게 주입한 결과 안전성이 확인되었다. 이번 시험의 성과는 작년 10월 발표된 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 결과와 비슷하다. 단, 두 임상시험은 모두 안전성만을 테스트했으며 대조군을 설정하지 않았다.

이번에 발표된 임상시험은 한국(분당차병원 송원경 교수)과 미국의 연구진에 의해 공동으로 수행되었으며, 3명의 환자들은 치료를 받은 후 1년이 지난 현재 시력표의 글자를 9~19개 더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3명의 환자 중 2명은 치료받지 않은 눈의 시력도 약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사진은 분당차병원 안과 송원경 교수(가장 좌측)가 노인성 황반변성의 배아줄기세포치료제 임상 시술을 하는 모습. 사진 제공 : 차병원>

이번 연구를 지휘한 오카타 세라퓨틱스(Ocata Therapeutics, 미 매사추세츠주 말버러 소재 바이오업체)의 최고과학책임자(CSO) 로버트 란자 박사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대조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결과를 해석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 안(眼)센터의 웡티엔인 박사(안과학)는 "이번 연구결과는 샘플 수가 너무 적어 그리 흥분할 일은 아니며, 현 단계에서 개선된 시력이 계속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매우 밝아 보인다"고 논평했다.

한 분야에 오랫동안 매달려 온 바이오업체에게 있어서 성공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새로운 치료법을 시장에 출시하고자 노력하는 업체들이 다 그렇듯 오카타(舊 어드밴스드셀 테크놀로지)는 창업한 후 21년 동안 여러 번 재정위기를 맞았다. 2009년에는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나스닥에서 쫓겨났다. 작년에는 전임 대표이사의 행동과 관련된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표이사가 재무부정 혐의로 물러나는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 2월 26일 오카타는 나스닥에 재등록하면서, "2016년 초까지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란자 박사에 의하면 오카타는 제약사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며, 몇 개월 후 대규모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른 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작년에는 일본의 연구진이 iPS 세포에서 유래하는 망막세포 시트로 황반변성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에 착수했으며,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당뇨병과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서 채취한 세포를 대상으로)실험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팀도 있다.

오카타의 접근방법은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색소상피(RPE: retinal pigment epithelium) 세포로 분화시키는 것이다. 황반변성 환자는 광수용체 및 기타 (RPE가 지지하는) 중요한 시각세포와 함께 RPE가 점차 소실되는 것이 특징이다. 오카타는 시트를 형성하는 대신, 개별세포를 직접 눈에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선행연구들은 주로 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 연구에는 아시아인 환자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싱가포르 국립 안(眼)센터의 웡티엔인 박사 "이번 연구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유전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아시아인들의 황반변성 위험인자는 백인들과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4명의 환자 중 2명은 스타르가르트 황반부 이영양증(Stargardt macular dystrophy), 다른 2명은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다. 두 가지 질병은 모두 시력을 점진적으로 악화시키는데, 란자 박사의 목표는 시력악화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지휘한 란자 박사는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은 `광수용체를 한 번 잃으면 끝이다. 해결방법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가 사실이라면, RPE 세포가 상실되기 직전의 광수용체를 안정화시키고 어느 정도 개선시킨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원문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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