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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소리]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주는 아들러 심리학아들러 심리학 입문 / A. 아들러 지음 /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펴냄, 2014년

[라포르시안]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책을 읽어보았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기도 합니다. <아들러 심리학 입문>은 그 질문과 맥이 통하면서도 질문을 하신 분이 생각한 책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저에게 질문을 하신 분은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작가 고가 후미타케의 <미움 받을 용기>를 비롯하여 아들러 심리에 관한 <아들러 심리학 읽는 밤>, <버텨내는 용기>를 의미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이들의 설명을 들으면 아들러 심리학을 쉽게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한 차례 걸러진 생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고른 책이 <아들러 심리학 입문>입니다.

최근 아들러 심리학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타인과의 경쟁을 통하여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경쟁은 갈등을 낳고, 갈등은 고민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아들러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는 고민들은 모두 인간관계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모든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는 욕심을 가진 사람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명제를 세웠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의 심리문제를 백 년 전에 내다보았으니 대단한 혜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심리학을 창시한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3대 심층심리학자로 꼽힙니다.  1870년 2월 오스트리아 빈의 유복한 유태인 가정에서 출생한 아들러는 4남 2녀 중 둘째였습니다. 차남인 저는 일반화된 차남의 성격에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첫째와 비교되는 것을 싫어하고 욕심이 많은 둘째 특유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던 아들러는 구루병과 후두경련과 같은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던 데다가 다른 형제들보다 학교성적이 부진하였던 까닭에 나름대로는 열등의식을 가지고 성장했던 모양입니다. 그의 심리학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열등감, 보상심리, 인정욕구, 권력욕 등은 그의 성장배경에서 엿볼 수 있는 요소들이라고 합니다.

1895년 빈에서 의사자격을 얻어 정신심리학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아들러는 둘러싸고 있는 전체적 환경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인간의 문제에 대하여 인도주의적이고 전체적이며 유기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902년부터 프로이트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지만, 1907년에 출간한 <신체적 열등과 그에 대한 정신적 보상에 관한 연구>에서 “사람은 신체적 장애와 이에 수반되는 열등감을 심리적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하며, 만족스럽지 못한 보상은 신경증 및 수많은 감정과 정신의 기능적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라는 가설을 세우면서 프로이트와는 거리를 두게 되었고, 종국에는 아동기 초기의 성적 갈등이 정신질환을 초래한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에 반대하면서 1911년 결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음 백과사전, ‘아들러’편 참고)

알프레드 아들러가 쓴 것으로 되어 있는 <아들러 심리학 입문>에서 몇 가지 모호한 점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인생의 낙오자를 만들지 않은 아들러’라는 제목의 들어가는 말은 저자가 아닌 삼자의 글인 것으로 보입니다만, 필자가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띕니다. “이 책은 아들러가 ‘어떻게 이 사람들을 이해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시하여, 그 치료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라고 요약하고, “1장부터 6장까지는 사례와 치료법을 중심으로 정리해 놓았다.”라는 출판사의 소개글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보겠습니다. 제1장 사회적 협력의 의미, 제2장 몸과 마음의 관계, 제3장 열등감 보상과 우월감 추구, 제4장 기억이 알려주는 비밀, 제5장 꿈의 이해와 사용법, 제6장 어려움을 해방시키는 용기, 등으로 나뉜 제목을 보면, 오히려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정리했다고 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에 큰 아이가 임관을 하고, 오늘부터 임지에서 맡은 바 임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중학교 2학년 무렵 학교 공부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아이를 학창시절 제가 창설한 진료동아리의 하계진료현장에 데리고 간 적이 있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아들러가 말하는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지만, 세상에 나와서 해야 할 그 무엇이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늘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았는데, 큰 아이의 삶이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았기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들러는 사회적 협력에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세 개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인간이 직면하는 모든 문제는 이들 관계의 방향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관계가 사람들의 현실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그 세 가지 관계 가운데 가장 근본은 우리가 지구라는 혹성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며, 우리 주위에는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어 우리는 인류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이 뒤를 잇습니다. 그리고 이성 간의 관계가 마지막으로 직면하는 관계입니다. 이 세 가지 관계로부터 직업, 친구, 성이라는 세 가지 문제가 대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흔히 과거의 경험이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최면요법 등을 통하여 과거의 경험에서 지금 제기된 문제의 단초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들러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바로 그 의미에 의해 ‘스스로 결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잘라 말합니다. 즉 우리는 경험의 충격, 이른 바 외상으로 고통스러워할 게 아니라 그 경험 속에서 자신의 목적에 합치되는 바를 발견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로 고통 받는 분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써 1주기가 넘어가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은 세월호 사고의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들러는 인생의 경험에 잘못된 의미를 부여하게 만드는 흔한 상황으로 응석받이를 인용하였습니다. “그의 관심은 오직 스스로에게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타인들과의 협력의 유익함이나 필요성에 대해서도 배운 일이 없다. 따라서 곤란한 상황에 빠지면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고 오직 타인에게 요구하는 방법 외에는 모른다(34쪽)”라고 진단하고, 해답으로는 그들에게 진정한 관심을 작고 올바른 방향으로 스스로 훈련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그들이 하는 모든 일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열등감이 개인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는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열등감이란 개인이 어떤 일에 대해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혹은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그 일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자기의 확신을 언행으로 표현하는 경우에 나타난다(88쪽)’라고 한 저자는 “열등감에 빠진 사람은 자기의 활동 범위를 한정하려고 함으로써 성공을 향해 전진하기보다는 패배를 피하는 일에 몰두한다. 난관에 부딪히게 되면 망설이면서도 꼼짝도 하지 않거나 뒷걸음질 치는 모습마저도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위험으로부터 몸을 사리는 행동 가운데 가장 철저한 표현이 자살이라고 합니다. 자살하는 사람은 자신이 직면한 모든 문제를 포기하고, 자시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다는 확신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자살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자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문제해결의 출발은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완전하거나 부족함으로써 야기되는 열등감을 회피하거나 기만하려 들면 내재된 갈등요소가 축적되어 임계점을 향하고, 종국에는 파국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열등감으로 인한 강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불완전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 즉 우월한 부분을 극대화시키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좁게는 가족, 나아가 주변 인물은 물론 이들을 통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협력의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나 달성하고자 하는 우월이라는 목표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월이라는 목표는 개개인에게 있어서 매우 개인적이며 독창적인 것이다. 그 목표는 한 사람이 인생에 부여한 의미에 의존한다. 그리고 이 의미한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의 독특한 인생 방식 속에서 만들어지며, 스스로 창작한 기묘한 멜로디처럼 인생을 관통하여 울려 퍼진다.(184쪽)”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우리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한 시각만으로 사안을 들여다보게 되면 그만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결정을 내림으로써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열등한 상황을 우월한 입장으로 변환시키기 위하여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 가지 사항은, 첫째, 우리가 선택하는 어떤 곳에서나 출발할 수 있다는 사실과, 둘째, 우리에게는 막대한 양의 재료가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모든 표현은 우리들이 같은 방향으로 돌며 인격이 형성되는 유일한 동기와 유일한 특수성으로 이끌어갈 것이며, 모든 언어, 생각, 행동이 우리 인간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아들러 심리학을 ‘사람들에게 미움 받을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에 대해 이야기한다.’라고 정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넘쳐나고 있는 자기계발서를 대하는 방식으로 해석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열등감에 싸여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을 심리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완벽한 행복을 완성하기 위하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위안을 삼기 위하여 회피의 수단으로 해석하는 것 아닌가 싶다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삶은 나름대로의 완성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인데, 그 목표 자체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면 결국 무한경쟁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개인의 능력을 비교하면 금방 답이 나오기 마련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의 우월함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열등감을 느끼게 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이상행동으로 표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열등감을 과도하게 보상받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지구별에 태어난 이상 아들러의 세 가지 관계는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과 그 개인을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의 결과는 개인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개인의 심리적 문제 역시 사회적 맥락 안에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이성, 사회적 관심, 자기초월 등의 특징이 있는 반면,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열등감, 타인을 지배할 수 있는 힘, 우월감 및 자기 안전을 위한 자기중심적인 관심 등의 특징이 있다는 것입니다.(다음 백과사전, ‘아들러’편 참고) 건강한 사람 역시 모두 완전한 존재라서 열등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때 느끼는 하지만 건전한 열등감은 타인과 비교해 생기는 것이 아닌, ‘이상적인 나’와 비교했을 때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나’와 현실의 나를 비교하였을 때 생기는 간격, 즉 열등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되는 셈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생활양식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우월한 무엇을 만들어 극복하는 것입니다.

혹자는 아들러 심리학이 찻잔 속의 태풍처럼 잠시 지나는 신드롬에 그칠 것이라고 말합니다만, 완성된 삶을 위하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양기화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병리학을 전공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에서 신경병리학을 공부해 밑천을 삼았는데, 팔자가 드센 탓인지 남원의료원 병리과장, 을지의과대학 병리학 교수, 식약청 독성연구부장,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지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상근평가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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