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라포르시안] 유명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안젤리나 졸리가 이번엔 난소를 절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4일자 뉴욕타임스(바로가기)에 자세히 설명된 바와 같이 졸리의 이번 결정은 유방암 및 난소암 가족력과 (유방암 및 난소암과 밀접하게 관련된)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의해 타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안젤리나 졸리의 스토리는 다른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쳐 많은 여성들이 암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은 그녀만큼 명확한 상황에 처해 있지는 않다.

2013년 안젤리나 졸리가 "BRCA1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예방 차원에서 양측 유방절제술(preventive double mastectomy)을 받았다"고 고백한 후 의학 연구자들은 유전자검사 수요가 증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들은 이 현상을 '안젤리나 졸리 효과'라고 불렀다. 그러나 유전자 검사를 받은 여성들이 모두 명확한 행동방침을 결정하고 병원문을 나서는 것은 아니다.

BRCA1과 BRCA2에 나타나는 수천 가지의 돌연변이들이 여성의 암 발병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돌연변이 중 상당수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해당 돌연변이들에 대한 연구사례가 불충분하여, 그 효과를 통계적으로 확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효과가 불분명한 돌연변이를 '유의성이 알려지지 않은 돌연변이'(variants of unknown significance)라고 하는데 의사와 환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전자검사 결과 VUS가 나왔을 경우, 이를 근거로 예방절 절제수술 등을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CBS 뉴스와의 인터뷰 동영상 중에서 캡쳐.

메이요 클리닉의 퍼거스 카우치 박사(암유전학)는 "의학계의 정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확실한 근거가 발견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환자가 암에 걸린다면 의사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검사업체의 문제

돌연변이 검사결과는 업체(실험실)마다 다르다. 일부 업체(실험실)에서는 다른 실험실들보다 VUS를 더 많이 찾아내지만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미리어드 제네틱스(Myriad Genetics)사가 BRCA 검사를 독점해 왔었다. 그러나 2013년 미 대법원 판결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유전자검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발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유전자 돌연변이에 관한 한 미리어드는 여전히 세계 최대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리어드의 검사결과에서 VUS가 차지하는 비율은 2~3%인 데 반해 다른 업체들의 검사결과에서 VUS가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달한다.

이에 유전학자들은 미리어드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규합하고 있는 중인데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 VUS가 실제로 발암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캐더린 네이선슨 교수(암 유전학)는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특정 돌연변이 보유자들이 더 많이 발견될수록 VUS가 악성 또는 양성 돌연변이로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데이터 편향의 문제

데이터 편향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다. 예컨대 암유전학 연구는 대부분 유럽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행되므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돌연변이는 생소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해당 돌연변이는 일단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좀 더 많은 데이터가 누적되어 초기 데이터가 단순한 우연이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 돌연변이는 발암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결론나게 된다.

모호한 검사결과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불필요한 수술을 초래한다.

2014년 엘렌 매틀로프 박사(예일대 의대의 암 유전학 자문 프로그램 창설자 겸, 유전자검사 업체인 마이진카운슬의 CEO)가 이끄는 연구진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발견한 후 유방이나 난소를 제거한 여성 환자 35명을 조사한 결과, 그중 3명이 VUS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유전자검사를 실시하고 해석하는 사람이 소정의 자격을 갖춘 사람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틀로프 박사 "최근 아무 병원이나 유전자 상담 간판을 내걸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누가 진정한 전문가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원문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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