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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소리] 워렌 버핏은 왜 빌 게이츠에게 이 책을?경영의 모험 / 존 브룩스 지음 / 이충호 옮김 / 샘앤파커스 펴냄, 2015년

[라포르시안]  막상 추가로 부담할 세금을 공제할 시점이 가까워오니 연말정산이 ‘파동’의 수준을 넘어 ‘폭탄’이 되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 같습니다. 연말정산의 기준을 지난해 말에 그야말로 갑자기 결정했던 것이 파동의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세제개편안이 마련된 것은 그보다 앞선 8월이었지만 여야의 합의 때문에 늦어진 것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2014년 소득에서 세금을 더 거두는 결정은 2014년이 되기 전에 내놓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가계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연초에 한해의 살림계획을 세우기 마련이고, 그렇게 세운 계획을 순조롭게 이끌고 갈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경영(經營)을 ‘사업이나 기업 등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함’이라고 사전에 나오는 것처럼 제한적으로 정의한다면 저는 경영과는 담을 쌓고 살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가정과 개인의 삶 자체까지로 그 범위를 넓힌다면 세상의 모든 일이 경영의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영이 좋은가 하는 문제는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성공적인 경영을 이끌어 낸 분들의 경험이 큰 틀에서 참고할 수 있는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그러한 참고서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어서 좋은 경영서 역시 검증이 필요할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고전의 중요성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특히 문학부문에서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자연과학분야에서의 고전은 그 안에 담긴 철학을 제외한 명제의 대부분은 참고하는 수준에 머물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고전의 가치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기계발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해 이맘때쯤 [북소리]에서 소개한 <나폴레온 힐 성공의 법칙>은 1928년에 출간된 이래 자기계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필독의 도서로 꼽히고 있습니다. 새로운 나온 자기계발의 이론이라는 것들도 따져보면 나폴레온 힐이 이미 말한 것을 줄거리로 하여 새롭게 포장한 것에 불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자기계발에 관련된 다양한 생각들을 담아내다보니 무려 784쪽이나 되는 방대한 내용이 되었던 것이라서 새롭게 추가할 이론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경영분야에서도 고전이라고 꼽고 있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워렌 버핏이 빌 게이츠에게 권했고, 빌 게이츠 역시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고 해서는 아닙니다만, 기업경영에 경험이 없는 제가 읽기에도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북소리]에서 소개합니다. 뉴욕에서 금융부문 저널리스트로 활약한 존 브룩스가 1959년에 출간한 <경영의 모험; Business Adventures>입니다. 이 책의 서지사항에서 눈여겨볼 점은 1969년까지 매년 개정판을 냈다는 점입니다. “<경영의 모험>의 진정한 가치는 역사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있다. 존 브룩스는 제록스, 제너럴일렉트릭, 포드와 같은 여러 기업들의 영광과 고난을 연대기적으로 역사에 기록했다. 비즈니스에 관한 그의 글들은 사회사, 문화, 예술적으로 참조할 만한 내용, 그리고 위트가 가득하다.(3쪽)”라고 적은 뉴욕타임스의 서평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경영의 모험>이 경영분야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612쪽이라는 두께가 부담스럽다면 “누군가 내게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4쪽)”라고 한 벨류워크의 서평을 참고하시기를…. 경영서라고 하면 딱딱할 것이라는 생각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빌 게이츠의 블로그 '게이츠노트(gatesnotes)'에서 캡쳐.

경영이론을 복잡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경영의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정교하게 파고들기 때문에, 내가 저런 상황을 만났더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간접 경험을 통하여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감수하신 이동기교수님은 <경영의 모험>이 지금 우리에게 유효하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어도 반드시 읽어야 할 경영의 고전’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동기교수님이 정리한 이 책의 얼개를 소개합니다.

 “책에 수록된 총 12편의 에피소드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5편은 포드자동차회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제록스라는 혁신 기업의 탄생과정, 기업가 정신의 본질, 기업 조직에서의 소통 문제, 기업 비밀 보호법과 인사 관리 등에 관한 상세한 사례들로 오늘까지도 기업과 그를 둘러싼 중요한 문제적 쟁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5편은 급격한 주가 변동, 내부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주식거래, 투자자 보호문제, 주가 조작, 주주 총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등, 증권 시장 관련 주제들이다. 소득세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는 주장들, 파운드화의 평가 절하를 둘러싸고 벌어진 국제적 공조 등을 다룬 2편의 이야기는 거시경제 정책 관련 이슈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11쪽)” 그렇습니다. 각각의 이슈는 별개의 내용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진 이슈만을 골라 읽어도 좋겠습니다. 저는 특히 최근의 연말정산 파동과 관련하여 소득세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2장의 ‘누구를 위한 세금인가?“와 기업 조직에서의 소통문제를 다룬 7장의 ‘같은 말을 다르게 해석하는 회사’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분야에서 공정한 생각을 지닌 학자들은 50년 이상 시행해온 이 법이 부를 광범위하고 건강하게 재분배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소득세법 전체를 완전히 지지하는 사람은 사실상 아무도 없다. 거의 모든 사람이 소득세법의 개혁을 원한다.(101쪽)”라고 적은 것을 보면 저자가 활동을 하던 1950년대에도 소득세법에 대한 논란이 컸던 모양입니다. 소득세의 역사를 살펴보면 1798년 영국이 근대적인 소득세를 제정하기 전까지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일정액의 세금을 거두는 인두세(人頭稅)가 보편적인 세금제도였다고 합니다. 딱 두 번 15세기에 피렌체와 18세기 프랑스에서 욕심 많은 통치자가 백성을 속여 재산을 빼앗으려는 목적으로 시도한 정교하지 않은 소득세부과제도가 있었을 뿐입니다. 영국이 시행한 최초의 소득세법은 연간 소득이 60파운드 미만인 사람에게 적용하는 0%의 세율부터 200파운드 이상인 사람에게 적용하는 10%의 세율에 이르기까지 차등 적용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차등적용되는 세율에 관한 설명이 무려 124개절에 이르는 소득세법 책자는 무려 152쪽에 달할 정도로 복잡해서 요즘 적용되는 소득세법만큼이나 복잡했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점은 새로 시행될 소득세법에 대하여 거의 모든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즉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세법은 존재할 수 없다’라는 명제가 만고불변의 진리임을 입증한 것입니다. 결국 이 세법은 시행 3년 만에 폐기되었지만 이듬해 부활되었다고 하니 세수를 운용하는 관리 입장에서는 한번 맛을 본 달콤함을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는 기본세율이 5%와 1% 미만에서 오르락내리락했지만, 20세기 들어 특히 전쟁 등으로 재정위기를 맞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누진세율의 폭이 커지기 마련이었다는 것입니다. 1864년 소득세를 처음 낸 마크 트웨인은 “내 소득에 세금을 매기다니! 이건 정말 굉장한 일이다! 내 평생 이토록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든 적은 별로 없었다.(107쪽)”라고 감탄했다지만, 다른 납세자들은 그렇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19세기 후반에는 포퓰리스트나 사회주의 운동가가 특별히 도시의 부자들에게서 돈을 빨아들이도록 설계한 세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 경우를 빼고는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소득세라는 개념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20세기 들어 꾸준하게 세율이 오르다가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최저세율이 6%인 반면 과세소득이 100만 달러를 넘는 사람들에게는 77%의 최고세율이 부과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전쟁이 끝나고는 최저세율이 1.5%, 최고 세율은 25%로 다시 낮아졌습니다. 기초공제까지 곁들여지면서 임금노동자의 대다수는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공황과 뉴딜정책의 영향으로 공제혜택은 축소되고 세율은 가파르게 상승하여 1936년 무렵에는 최상위 구간의 세율이 79%에 이른 반면 최하위 구간의 경우에도 세금을 조금 내야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최고의 세율을 기록하는데, 최상위 구간은 94%의 세율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고 한 프랑스 외교관 조제프 드 메스트르의 말을 인용하여 “소득세법은 어느 정도 그 나라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습니다. 자본 이득에 대한 소득세 문제, 예술가들처럼 정신적 능력에 대한 공제를 인정하지 않는 문제 등에 대한 논의에 곁들여, 우리에게는 생소한 지출세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지출세는 소득세 대신에 개인의 연간 지출을 기준으로 삼아 매기는 세금인데, 역시 찬반이 팽팽한 모양입니다. 찬성하는 측은 단순하며, 저축을 장려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고, 소득세보다 공정하고, 통제가 수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측은 실제로는 전혀 단순하지 않고, 회피하기가 쉬우며, 부자를 인색하게 만들 것이며, 소비에 벌금을 매기는 셈이라서 불황을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는 스리랑카에서만 시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출세는 고려해볼 만한 아름다운 아이디어입니다. 소득세의 함정을 거의 다 피할 수 있어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꿈이지요.(154쪽)”라는 사람도 있고 보면 분명 장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조직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1959년 제너럴일렉트릭사에서 생긴 가격담합사건의 과정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많은 재단이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를 끊임없이 지원하는 이 시대에 개인과 조직이 어떻게 자신을 이해시킬 수 있도록 표현하는 데 한결 같이 실패를 거듭하는가, 혹은 듣는 사람들은 왜 자신이 들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실패하는가 하는 점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318쪽)”라고 적고 있습니다. 아예 대화의 통로가 닫혀 있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같은 말을 다르게 해석하는데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제너럴일렉트릭의 일부 임원들은 연방의 반트러스트법을 부하 직원에게 전달할 때 눈을 찡긋하면서 전달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 지시는 의례적인 것이라서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신호로 여겼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임원들이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것이나 지시를 받는 부하직원의 입장에서는 상급자가 눈을 찡긋했다고 느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최근 건강보험의 심사관련 규정을 두고 심평원과 요양기관 간에 일어나는 갈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데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규정이 애매한 경우는 유권해석을 심평원에 공식적으로 요구하여 답을 받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서를 해석하는 것에서도 오류가 생기는데 구두로 주고받는 경우에는 특히 말하는 사람의 심중을 미루어 짐작하는 일은 정말 피해야 하겠습니다. 임석재님은 <독서사락>에서 듣기의 오류를 피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수색대대에서 근무를 시작한 임석재님의 선임병은 상급자가 지시하거나 물어보면 항상 ‘잘 못 들었습니다’라고 대답하는데, 상급자의 지시내용을 자신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같은 대답을 반복하였다고 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줘야 하는 상급자가 답답해할만 한 상황이지만, 지시사항이 정확하게 전달되고 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개의치 않더라는 것입니다. 수색대대의 특성상 지시사항이 신속하게 이행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게 이행되어야만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내의 의사결정과정의 오류에 관한 이슈의 사례로 든 포드사의 실패한 신차 프로젝트, 에드셀의 사례에서는 의사결정권자의 오류를 바로 잡는 지름길이 무엇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론이 아닌 실제 사례를 통해 경영의 핵심이슈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많은 책읽기가 될 것입니다.

양기화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병리학을 전공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에서 신경병리학을 공부해 밑천을 삼았는데, 팔자가 드센 탓인지 남원의료원 병리과장, 을지의과대학 병리학 교수, 식약청 독성연구부장,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지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상근평가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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