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대한의학회 회장, 서울대 의대 교수)

[라포르시안]  "기본 의과대학 교육은 이제 의학교육평가원 등 관련 단체에 맡기고 의학회는 전공의 교육 등 졸업후 교육과 전공의 수련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 24일 열린 대한의학회 정기총회에서 서울대의대 이윤성 교수가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신임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전공의 수련제도의 개선을 꼽았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전문의 제도는 지난 50년간 거의 변함이 없었다. 이제 전문의가 무엇이고, 전문의가 되기 위해 무슨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본질적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언젠가 일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전공의 수련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는 피교육생이면서 싼 의료인력인 피고용자라는 이중적 신분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피고용자 역할만 강조되고 수련부분은 방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의학회는 단과별 전문의가 얼마나 필요한지, 단과 전문의가 전체 의사의 80%나 되고 있는 현실이 정상인지, 전공의 과정 4년동안 무슨 훈련을 받았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4년 지나서 시험에만 합격하면 전문의가 되는 제도가 과연 옳을 것인지 다각도로 검증하고 개선방안을 찾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윤성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의학회장에 취임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일은.

"전공의와 전문의 문제이다. 이 문제를 논의할 곳은 의학회밖에 없다. 미국 등의 선진국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제는 현실과 문제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복지부 용역을 받아 수련제도 개편에 대한 용역을 수행했는데 이것이 아직도 의학회의 공식적인 의견이다."

- 전공의와 전문의 문제를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것인가.

"전문의 자격은 그냥 자격일 뿐이다. 그쓰임은 국민들이 적어도 일정부분 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전문의 제도는 병원에서 필요한 전공의 숫자가 전문의 숫자가 되어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극단적으로 4년 간 무엇을 교육시킬 것인지 계획도 없다. 4년 간 죽도록 고생시켜놓고 병원은 미안하니 전문의 시험 보기 전에 5~6개월 비워주고 합격 여부는 알 바 아니고, 전문의가 되고 나서 일자리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신경쓰지 않는다.우리나라에 전문의가 몇 명이나 필요하고, 흉부외과 전문의 등 단과 전문의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수련 기간도 꼭 4년을 해야하는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 흉부외과를 수련하다가 외과를 하면 다시 4년을 받아야 하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 제도를 손질하려는데 반발도 많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병원협회가 반발할 것 같은데. 

"어떤 제도이든 이득을 보는 사람이 있고 손해 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보고 가야할 길이라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로지 병원에서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곤란한 입장일 것이다. 병원의 목적은 국민건강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수익을 남겨야하는 부분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

- 전공의협의회와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전공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전공의 특별법은 그 내용이 확정될 때까지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빠지는 내용도 있고 추가되는 내용도 있을 것이다. 의학회는 무엇이 원칙이냐에 입각해서 의견을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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