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심장병환우회 행사서 고충 토로

[라포르시안]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지난 14일 문학의 집·서울에서 창립 12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고 17일 밝혔다.

선천성심장병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여 2003년 설립한 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현재 1만7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 단체는 선천성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선천성심장병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우리아기 심장알기’ 강연을 비롯해 의료기기 무상지원사업인 ‘희망나누미’, 심폐소생술 및 자동제세동기 교육, 선천성심장병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는 인식개선 운동으로 ‘달라요 다르지 않아요’ 등의 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립 12주년 행사에는 선천성심장병 어린이와 부모, 소아흉부외과와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그리고 다양한 질환 분야의 환자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의료진들은 불합리한 의료환경 탓에 기피과로 전락한 흉부외과의 상황을 언급하며, 환우회와 의료진이 함께 심장병 환아들을 위한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심장병은 의료진 혼자서 해결하기는 불가능하고, 반드시 환우회와 의료진이 같이 가야한다. 지금 소아심장병 흉부외과 지원자가 거의 없어서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며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심장병환우회, 그리고 환자와 가족들이 격려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실시된 2015년도 레지던트 모집에서 흉부외과 지원율은 39.6%를 기록했다.

흉부외과 지원율은 2012년 41.7%에서 2013년 46.7%로 조금씩 나아지는 듯 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에서 흉부외과 기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수가인상 등의 지원정책을 폈지만 열악한 근무환경과 전문의 자격을 획득한 이후 일자리 부족 등의 이유로 젊은 의사들의 기피 현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소아흉부외과의 경우 수가가 더 열악하고, 근무환경도 더 힘들기 때문에 지원 기피 현상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흉부외과학회가 지난해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인턴과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 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흉부외과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로 '힘들고'(30%), '미래가 불확실하며'(29%), '노력에 비해 경제적 보상이 적어서'(16%), '전공의 시절에 배운 학문을 활용하기 힘들것 같아서'(11%) 등의 답변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아픈 환우들을 위해서 정책연구를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며 "더 많은 의사들이 흉부외과에 지원을 하고, 더 나은 의료환경에서 진료를 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선천성심장병환우회 측에서도 의료진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사실 처음에는 보호자에게 잘 설명해 주지 않는 의사에게 화가 나서 시작하게 됐다. 우리끼리라도 모여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끼리 모여 공부하며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외부의 도움 없이 10년간 활동하면서 환우회를 바르게 운영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비로소 교수분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너무나 따뜻하게 손을 잡아 주었다"고 말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이자 (사)한기범희망나눔의 한기범 대표가 선천성심장병환우회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두 차례에 걸쳐 심장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한기범 대표는 그동안 선천성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자선활동을 펼쳐왔다.

한기범 대표는 "두 차례 심장수술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여기 있는 아이들과 동질감을 느낀다"며 "올해부터는 자선행사가 더 자주 열릴 수 있을 것 같다. 더 많은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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