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짐 들고 있는 남성 사진과 함께 ‘다 맡겨도 피임까지 맡기진 마세요’ 문구로 오해 불러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제작한 피임 홍보 포스터가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복지부에서 제작한 '피임은 셀프입니다'란 문구가 담긴 홍보용 포스터가 화제에 올랐다.

이 포스터에는 함께 걸어가는 남녀 연인의 모습과 함께 '다 맡기더라도 피임까지 맡기진 마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 '피임은 셀프입니다. 피임은 남자 혹은 여자만의 의무가 아닙니다. 함께 신경써야 할 소중한 약속입니다. 적극적인 피임실천! 당신의 사랑에 책임을 더합니다'라는 문구가 함께 쓰여 있다.

이 포스터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다 맡기더라도'라는 문구와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남녀 연인의 모습이 묘하게 겹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포스터 속 사진을 보면 남성은 여성의 가방을 비롯해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들고 걸어가는 뒷모습이다. 여성은 그런 남성의 팔을 낀 채 고개를 돌려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얼핏보면 연인이 함께 쇼핑을 한 후 남성이 여성의 짐을 모두 들고 가는 상황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다 맡기더라도'라는 문구가 마치 여성이 남성에게 모든 짐을 맡기더라도 피임만 책임지면 된다는 식의 오해를 사고 있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이 포스터를 놓고 '남녀 차별적인 관점을 드러냈다'며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피임에 관련된 부분만 스스로 챙기고 다른 건 여성이 남성에게 다 의존해도 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처음엔 그냥 문구만 보고는 남자한테 의지하더라도 피임만은 자기가 신경 쓰자는 의미인줄 알았더니 맡긴다는게 가방과 쇼핑백이라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피임이 셀프라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나머지 광고 내용은 정말 후진 발상"이라거나 "남자를 마치 여성의 짐꾼처럼 표현해 이상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포스터가 피임을 여성의 책임으로만 떠넘기는 듯 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 맡기더라도 피임까지 맡기진 마세요'라는 포스터 속 문구 때문에 여성이 남성에게 모든 짐을 맡기는 대신 피임은 여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복지부의 '2014 인공임신중절 예방 캠페인'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현재 이 홍보물은 비공개로 돼 있다.

한편 복지부는 매년 인공임신중절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올해 캠페인은 '피임은 self'라는 주제 아래 관련 동영상과 포스터 등을 이용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 인공임신중절 예방 캠페인' 홍보용 페이스북 페이지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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