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총회로 정관개정 하는 것 보고 위기의식 느껴…의사사회 의식개혁 시급”

[라포르시안] 지난 4월 의사협회 대의원들로부터 불신임을 당한 노환규 전 회장. 그는 자신이 탄행 당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을 누구로 생각하고 있을까. 의협 대의원회 의장, 불신임 동의서를 제출한 대의원, 아니면 자신의 불신임에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들….  뜻밖에도 노환규 전 회장이 자신의 탄핵에 가장 기여한 사람으로 꼽은 이는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이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29일 천안상록리조트에서 '회원을 위한 대한의사협회와 지역의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충청남도의사회 임원 워크숍에 특강 연자로 나섰다. 이날 특강에서 노 전 회장은 한의협이 사원총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하는 것을 보고 의협 회장으로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의협도 하는데 우리가 왜 못하냐는 생각으로 사원총회를 추진했지만 대의원들의 반발을 사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탄핵에 가장 기여한 사람으로 김필건 한의협 회장을 지목했다.   그는 "한의협이 회원총회(사원총회)를 성공한 것은 그 만큼 절박했기 때문인데 우리는 그만큼 절박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처럼 있으면 한의사들처럼 절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해철씨 사망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노 전 회장은 "국민의 신뢰를 일거에 회복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해법, 의약분업 문제, 앞으로 어떻게 의료가 바뀌어야 하는지 이런 것을 이슈화하고 공론화할 계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의식이 깨어있지 않아서"라고 지적했다.

즉, 의사끼리 서로 감싸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는 "의사가 의사를 감싸는 사이 국회에서는 의료분쟁 조정절차를 강제화하는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었다"며 "이제는 우리들의 의식개혁 운동이 빠르게 번져나가야 한다. 충남의사회 임원들이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노 전 회장은 이날 강연을 끝으로 의료계 내에서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는 김경수 부산시의사회장(전 의협회장 직무대행)도 특강 연자로 나서 강한 의협을 만들기 위한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김 회장은 "의협의 미래를 희망적인 미래로 개선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유능하고 진실하고 투쟁성이 강한 의협 회장과 지역의사회장, 의식화되고 행동하는 회원"이라면서 "특히 젊은 회원들이 의식화되어 의료계의 절망적 미래를 희망적 미래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의원회 개혁을 주장하면서는 변영우 의장을 직접 겨냥했다.

김 회장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특히 대의원회 의장이 권한을 남용할 경우 불신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변영우 의장이 막강한 권력을 갖고  회무를 좌지우지한다. 회장 직무대행 때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일방적인 지시를 하더라"면서 "역대 의장 가운데 가장 막강한 힘을 갖고 '상왕'처럼 굴고 있다"고 주장다.

송후빈 충남도의사회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39대 회장 선거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송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지금은 의료계 후배들이 원하는 열망과 미래를 위해 기성세대의 희생과 양보가 필요한 중요한 시기"라며 "내년 제39대 회장선거에 시대적 소망인변화와 개혁을 완성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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