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 연구결과 제시…의료계 “수요예측 잘못됐다”

▲ 한 의과대학의 화이트코트 세레머니(White Coat Ceremony) 모습.

[라포르시안] 오는 2030년이 되면 국내 의사 수가 수요에 비해 1만명 가까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연구위원이 지난 24일 열린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2015~2030) 공청회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9월부터 14개월간 진행한 것으로, 2015년~2030년까지 14개 직종 보건의료인력의 중장기 수급전망을 추계했다. 

오 연구위원은 의사인력의 공급추계는 의료수요방법을 사용해 결과를 도출했다.

그 결과, 의사 인력은 연간 근무일수 255일을 기준으로 2015년에 669명이 부족하고 15년 후인 2030년에는 9,96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근무일수를 265일 기준으로는 하면 2015년에는 2,340명이 과잉으로 나타났지만 2030년에는 4,267명이 부족하다는 추계가 나왔다.

의사인력의 수요와 공급간 불균형을 시정하려면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청회 참석자들은 오영호 연구위원의 수급전망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2003년부터 10년간의 의료이용량 증가를 기준으로 의사인력 수요를 예측한 것은 적절한 수요예측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02~2012년은 신설 의대 졸업자가 배출되는 등 보건의료인력의 수요와 곱급이 불안정한 상황이었는데 이 시기를 기초로 삼은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결과가 전국 각 지역에서 의대 신증설 바람을 부채질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의대 정원을 섣불리 늘렸다가 10년 후에 공급과잉을 인지하더라도 의대를 폐쇄하거나 정원을 감축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8월 현재와 같은 의대 정원을 유지해도 2026년에 OECD 평균의사 수에 도달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즉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2.1명으로 OECD 평균(3.2명)보다 낮지만 최근 10년간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0.50%)은 OECD 회원국 평균(0.68%)보다 낮고 활동의사 수 연평균 증가율(4.27%)은 OECD 평균(1.70명)보다 높아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추계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 활동할 의사 수가 부족하니 의대 입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연구결과는 심심치 않게 나왔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순천, 목포, 창원 등 전국 곳곳에서 불고 있는 의대 신설 바람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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