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위한 제도일뿐…더는 지원하지 않겠다” 불만 쏟아내

▲ 2012년 7월 1차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서 수여식.

[라포르시안] 최근 발표된 2차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에서 탈락한 다국적제약사들이 선정 결과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제도가 국내 제약업계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으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혁신형제약사 인증에는 한국노바티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로슈,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 모두 5곳이 신청했다. 5개 신청기업 중에서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만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받았다. 지금까지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받은 곳은 총 46곳으로, 이중 다국적제약사로는 한국오츠카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등 2개사뿐이다. 

이번 인증 결과와 관련해 유럽에 본사를 둔 한 다국적제약사의 임원은 “그간 정부, 국내 연구기관들과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임상시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했는데 이런 것들이 혁신형제약사 선정에 있어서 중요하게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는 애초 다국적제약사들의 이러한 연구 활동을 배제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초기임상 단계에서도 국내 제약사와 많은 부분을 협력해왔고, 나아가 한국이 아시아 R&D 기지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데 크게 노력했다”며 “그런데도 이번 선정에서 대부분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배제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 자료 출처 : 보건복지부 표 제작 : 라포르시안

혁신형제약사 선정 방식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한 제약사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이 그간 한국에서 이뤄온 성과와 노력에 대해 적절한 평가와 인정을 받지 못했다”며 “글로벌 회사들이 가진 선진 기술이 한국에 이전되고, 우수한 연구 인력이 육성돼 궁극적으로 한국의 신약개발 역량 향상에 기여한 사실이 저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2차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에서도 다국적 제약사가 대거 탈락함으로써 자칫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들의 R&D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고, 장기적으로 국내 R&D 투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혁신형제약사 인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다른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이렇게 국내제약사 위주로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제도를 끌고 가면 다국적제약사가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이미 혁신형 제품과 우수한 인력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본사 방침에 따라 우리만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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