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학회 설문조사 결과…인기과 되기 위한 조건으로 ‘취직 안전성·높은 임금’ 꼽아

▲ 심장 승모판막치환술을 하는 흉부외과 의료진.

[라포르시안] '힘들다', '미래가 불확실하다', '노력에 비해 경제적 보상이 적다'.의대생과 인턴을 대상으로 흉부외과를 기피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나온 답변이다. 

대한흉부외과학회는 최근 대학병원 근무 인턴과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 5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흉부외과에 대한 이해도 질문에는 89%가 '흉부외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11%는'흉부외과에 대해 잘모른다'고 답했다.

흉부외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과이나 나의 관심사는 아니다'(69%) 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꼭 필요한 과이며 관심이 많다'는 대답은 10%에 그쳤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응답자의 20% 정도가 '흉부외과는 꼭 필요한 과도 아니며, 나의 관심사도 아니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전공과목으로 흉부외과를 지원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7%가 "전공과목으로 흉부외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흉부외과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로는 '힘들고'(30%), '미래가 불확실하며'(29%), '노력에 비해 경제적 보상이 적어서'(16%), '전공의 시절에 배운 학문을 활용하기 힘들것 같아서'(11%) 등의 답변이 나왔다.

반면 흉부외과를 선택한 응답자는 '학문적 관심'(44%), '보람'(42%) 등의 이유를 꼽았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 가운데 69%는 만일 흉부외과를 지원한다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의료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24%는 모교에서 흉부외과를 전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방대학 병원을 꼽은 응답 비율은 1%였다. 

지원 이유로는 '충분한 교육기회'(31%), '안정적 미래'(21%), '적당한 업무 강도(19%), '많은 케이스'(19%) 등의 답변이 나왔다.

'흉부외과 의사 부족 사태로 제3국에서 흉부외과 의사를 수입할 수도 있는데 그에 따른 대책'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2%가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통해 흉부외과를 육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19%는 '외국의사에게 진료를 맡길 수 없으므로 흉부외과에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머지 16%는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흉부외과가 인기 과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취직 안전성'(51%)과 '높은 임금'(41%)을 꼽았다. 응답자의 3%는 '과의 특성상 인기 있는 과가 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적절한 연봉으로는 '2억 이상'(38%)과 '1억 3천 이상'(32%)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취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수가 인상을 통해 종합병원에서 자발적으로 흉부외과 의사를 뽑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답변이  43%로 가장 많았고, '500병상 이상에서 흉부외과 의사를 의무적으로 뽑아야 한다'(33%)가 뒤를 이었다.

흉부외과학회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비춰볼 때 흉부외과 지원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지원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과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흉부외과 의사 의무고용 등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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