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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의료원 서초구 이전’ 서울시의 해묵은 약속…박원순 시장의 딜레마서울시의회서 “약속 지킬 것” 입장 밝혀…중구·종로구 등 저소득층 의료접근성 하락 우려 높아

[라포르시안]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하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초구로 옮길 경우 오히려 의료급여수급자 등 저소득층의 의료접근성이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지난 19일 열린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새누리당 김현기 의원(강남4)은 "서울추모공원을 건립할 때 원지동 주민이 희생한 만큼 당시 약속대로 국립의료원 이전 사업도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박 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답변에 나서 박 시장은 "전임 시장 때 보건복지부와 국립의료원이 이전을 합의했기 때문에 국립중앙의료원은 당연히 이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속은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다만 (국립중앙의료원이 이전할 경우)을지로 주민들이 병원을 잃게 돼 그에 대한 반발이 있는 게 사실이다. 도심 의료 공백을 어떻게 할 지 복지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2003년 서울시가 서초구 원지동을 서울추모공원 건립부지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서초구 주민들이 기피시설인 화장장 유치를 완강히 거부하자 서울시가 국립중앙의료원 유치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이후 지난 11년간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다가 올해 1월 국회에서 165억원의 예산이 편성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초구 원지동 62만여평 부지에 오는 2018년까지 약 700병상 규모로 신축·이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을 놓고 중구와 종로구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의료원이 이전하면 지역내 취약계층 주민이 의료사각지대에 놓일 것이란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최창식 중구청장과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난 3월 반대 기자회견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은 494만명에 달하는 서울 강북지역 주민들과 의료급여환자, 행려자, 노숙자,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서민의 대표 공공의료기관"이라며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은 취약계층 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사각지대를 만들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편리한 교통으로 의료접근성이 좋은데다 의료비도 저렴해 하루 평균 1,387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이중 의료취약계층은 전체의 68%인 941명"이라며 "아무 대책없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이전은 이들에 대한 건강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울 중구와 종로구, 성동구, 동대문구, 성북구 구의회 등 5개 구의회도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5개 구의회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원지동으로 이전할 경우 중구와 종로구 등에 거주하는 의료취약층이 심각한 의료공백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구와 종로구는 주민수 대비 의료급여수급자나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율이 다른 자치구에 비해 높은 편이다.

중구의 경우 올해 2월 기준으로 전체 주민 13만141명 중에서 의료급여수급자는 3,694명(2.8%), 기초생활수급자는 3,355명(2.6%)이다.

종로구는 2012년 5월 현재 총 주민 수는 16만7,199명(2014년 2월 기준 15만9,749명)으로, 이 중에서 의료급여수급자와 기초생활수급자가 각각 4,179명(2.5%)과 2,842명(1.7%) 등이다.

반면 서초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주민 44만6,541명 중에서 의료급여수급자는 3,547명(0.8%), 기초생활수급자는 3,076명(0.7%)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취약층에 대한 진료적 기능을 고려할 때 환자의 접근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높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저소득층 환자부터 노인성질환, 다문화가정 등 여러 문제에 앞장 서서 진료하고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의 접근성이 필수"라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부지에서 그런 목적사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립중앙의료원은 공공의료 관련 정책연구와 국가외상센터나 감염병 관리센터 등 국가적인 재난센터 기능이 더 중요한 운영 목적이기 때문에 의료취약층을 위한 접근성 문제에만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복지부는 중구와 종로구 인근에 위치한 적십자병원과 서울시 동부병원 등 다른 공공병원이 있기 때문에 의료취약층의 접근성 하락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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