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7100명 중 개원의·봉직의 인적DB 구축 안돼…외과의사회 “조직화 추진”

[라포르시안]  외과의사회가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진 회원 회원들을 결집하는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외과의사회 장용석 회장(사진)은 지난 31일 '외과박람회'가 열린 그랜드힐튼호텔서 기자들과 만나 "외과 개원가가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전체 회원들을 한데 모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우리의 메시지는 '응답하라 외과'이다"라고 말했다.

외과박람회도 이런 목적에 의해 열린 것이다. 장 회장은 "일단 '응답하라 외과'란 메시지가 회원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 오늘 행사에 1,500명이 넘는 회원이 참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사회와 회원 간 소통이 이뤄지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러다보면 힘도 생길 것"이라며 "그래서 의사회 차원에서 줄기를 잡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의사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배출된 외과 전문의는 7,1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이미 사망했거나 은퇴한 회원이 1,600명,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와 펠로우, 전공의 등이 1,500명 가량이다. 이들을 제외한 4,000여 명이 개원의와 봉직의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개원의와 봉직의로 활동하는 외과의사 4,000여 명은 기초적인 DB조차 없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게 현실이다.

외과학회도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교수와 펠로우, 전공의의 실태 정도만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의사회는 시군구 등 지역 의사회별로 외과 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는 봉직의와 개원의 실태를 파악한 후 이들을 한데 묶어 소통할 계획이다. 

장용석 회장은 "얼마전 제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외과개원의협의회에서 외과의사회로 명칭을 바꾸고 봉직의인 제가 회장에 취임한 것 등은 개원의와 봉직의 4,000명을 한데 묶자는 의도"라며 "앞으로 2년간 외과 전문의를 조직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모아진 힘은 외과가 다시 일어설 발판을 마련하는데 쓰인다.

장 회장은 "의사회 내부에서 정부에 제도개선을 요구해서 받아내자는 목소리가 높은데, 제 생각은 다르다. 정부에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조직화된 힘으로 외과다 다시 일어설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 소통하다 보면 회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외과 간판을 내린 개원의가 약 절반 가량인데, 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면 외과 전문의의 자긍심을 갖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익강 총무이사는 "내과가 정부와의 협상에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회원 수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뭉쳐서 세력을 형성하면 우리도 내과처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과 개원의들은 인건비로 먹고사는 블루칼라 신세다. 외과 분야의 수가 보전율이 6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수가 가산정책도 대학병원에만 혜택이 간다. 단순 봉합에 대해서도 가산을 붙이는 등 수가 현실화를 통해 외과 개원의들이 먹고 살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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