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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특집] 북미 혈액분획제제 시장 두드리는 ‘아이비글로불린’제약강국 실크로드 - 이 藥속에서 길을 찾다 (6)녹십자

[라포르시안] 혈액분획제제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면역이나 지혈 등의 작용을 하는 단백질만 골라내 만든 의약품이다. 녹십자의 대표 혈액분획제제 중 하나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은 면역 결핍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 7월 초 일본 오카야마에서 열린 ‘제10회 한·중·일 소아 심장 포럼’에서는 가와사키병(Kawasaki Disease) 을 진단받은 소아에게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를 정맥 투여했을 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4상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가와사키병은 고열과 발진을 동반한 심장혈관 이상질환으로 면역반응이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추측할 뿐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다.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4상 임상은 생후 3개월 이상 만 7세 이하의 가와사키병 환아 45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2년 약 6개월 간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원주기독병원,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을 포함한 총 7개 기관에서 실시됐다.

이 포럼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한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윤경림 교수는 “임상시험결과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은 가와사키병을 진단받은 유·소아환자에게 사용 시 관상동맥 병변 발생률이 2.38%로, 미 치료 시 병변 발생률이었던 15%보다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낮아 임상적으로 그 유효성을 확인했다”며 “임상시험기간 동안 중대한 이상약물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다른 안전성 평가 항목에서도 유의한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 임상시험을 통해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이 기존의 면역글로불린 제제들과 마찬가지로 유효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품임을 확인한 셈이다.

▲ 캐나다 공장 설립…"북미 시장서 연 3천억 이상 매출 기대"국내 제약산업 환경은 내수시장 포화로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제약사만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산업 환경 속에서 녹십자가 북미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창립 이래 최대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 일환으로 녹십자는 지난해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북미 임상 3상 시험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특히 북미시장을 겨냥해 캐나다 퀘백 주 몬트리올에 1800억 원을 투자해 혈액분획제제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북미 지역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녹십자 캐나다 법인 GCBT(Green Cross Biotherapeutics)는 최근 퀘백 주정부 및 관계 기관과 면역글로불린 알부민, 아이비글로불린 등을 주 정부가 우선 구매해준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퀘백투자청은 2,500만 캐나다달러(약 250억 원) 가량의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을 주기로 약속했다. 또 녹십자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현지 기관인 ‘헤마퀘백’을 통해 우선적으로 구입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이번 계약은 북미 시장 진출을 준비해 온 녹십자와 혈액분획제제의 역내 생산을 고민해 온 퀘백 주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녹십자는 지난해 북미 임상 3상을 마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미국 식품의약국(FDA)허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혈액분획제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에 달하고, 이중 북미 지역이 50% 안팎으로 소비해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캐나다에는 혈액분획제제 공장이 없어 그동안 모든 주정부가 혈액분획제제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자국 내 생산거점 확보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녹십자의 캐나다 자회사 GCBT는 지난 4월 캐나다 퀘벡(Québec) 주정부 및 관련 기관과 재정지원 및 우선구매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병건 녹십자홀딩스 사장, 장 드 세르 헤마퀘벡 총재, 마리오 알버트 퀘벡투자청장, 허일섭 녹십자 회장, 김영호 GCBT 대표

녹십자는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19년까지 공장 완공과 캐나다 보건성 제품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연간 최대 100만 리터의 혈장 처리가 가능한 이 공장에서 생산된 아이비글로불린은 퀘백 주에 공급된다. 캐나다는 1인당 아이비글로불린 사용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녹십자는 캐나다 진출을 통해 더 큰 시장인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선 캐나다에 전체 아이비글로불린 시장의 약 15%에 해당하는 연간 0.78톤 규모를 헤마퀘백에 공급하게 된다”며 “캐나다 정부 입찰을 통해 향후 추가물량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가 북미 진출을 위해 캐나다를 선택한 것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진입과 안착이 쉽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공영 의료보험제도를 갖고 있어 해외기업이 의료시장에 진입하기가 수월하다. 또한 공공기관과 거래하기에 수요가 안정적이기도 하다. 캐나다에 먼저 진출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검증 받고 인접국가이자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이 녹십자의 계획이다.

▲ 미국 내 자체 혈액원 2017년까지 20곳으로 확대  녹십자는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원료인 혈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혈장 안의 필요한 성분만을 고순도로 분리한 의약품인 혈액분획제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혈장 공급처가 확보돼야 한다. 

녹십자의 미국 법인 GCAM(Green Cross America)은 현재 미국 내 캘리포니아 주와 택사스 주 등지에 총 4곳의 혈액원을 보유하고 있다. GCAM은 미국 내 자체 혈액원을 오는 2017년까지 2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계획대로 혈액원이 20곳으로 늘어나면, 녹십자는 미국 자체 혈액원에서만 연간 최대 100만 리터의 혈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GCAM은 우선 올해 안에 텍사스 주와 아이다호 주에 3곳의 혈액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글로벌 현지화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북미시장 진출은 녹십자가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략이다. 녹십자가 북미시장 공략이 가능한 이유는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캐나다 공장 완공 후 북미 시장에서만 연 3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혈액분획제제 이외도 유전자재조합 제제인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 에프’와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도 북미에 수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필현 기자  chop23@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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