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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준 의원을 위해 정리한 ‘단식투쟁자에 대한 몰타선언’1991년 세계의사회 총회서 채택…2006년 개정하며 “강제급식, 윤리적으로 절대 용납 안돼”
▲ YTN뉴스 보도화면 캡쳐 

[라포르시안]  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이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간지 벌서 한달 가까이 접어들고 있다.

이를 두고 여당 소속의 한 의사출신 의원이 유가족들의 단식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의사출신인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이 "단식을 제대로 하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게 아니냐”,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돼. 병원에 실려가도록… 적당히 해봐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자 세월호 유가족을 대상으로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온 의료인들이 안홍준 의원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세월호 유가족 의료지원진은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단식하고 있는 유가족들에 대한 의료지원을 해왔던 우리 의료인들은 유가족들이 자식을 잃은 상태에서 하루하루의 단식을 지속하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곁에서 지켜봐왔다"며 "의사인 안홍준 의원이 다른 의사출신 국회의원들과 나누었다는 이야기는 우리를 참담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지원진은 "의료인으로서 단식이 단식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해칠 우려가 있어 윤리적인 딜레마에 부딪친다"며 "특히 이번처럼 이미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유가족들이 단식에 돌입하게 되자 우리들의 우려는 심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의료지원진은 단식자들에게 주기적으로 건강상태를 알리고 의료윤리에 기반해 단식중단에 대한 의학적 권고를 해왔다.

이들이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진료하면서 의료윤리 문제에 대한 기준으로 삼은 것이 바로 세계의사회의 '단식투쟁자에 대한 몰타선언'(WMA Declaration of Malta on Hunger Strikers)이다.<몰타선언 전문 바로가기>

1991년 11월 열린 세계의사회의 제43차 총회에서 채택된 '단식투쟁자에 대한 몰타선언'은 단식투쟁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직면하는 의료윤리 문제에 있어서 일종의 지침으로써 작용한다. 

몰타선언은 환자(단식투쟁자)가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의사는 환자를 회복시켜야 할 도의적 책임을 지지만, 다른 한편으로 의사는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할 의무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의사회는 몰타선언을 통해 단식투쟁자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의사는 환자(단식투쟁자)의 진료기록을 가능한 한 자세히 입수해야 하고, 의사는 단식투쟁이 시작됐을 때 환자에 대한 철저한 검진을 수행할 것을 권고했다.

의사는 단식투쟁자가 단식을 계속할 것인지 여부를 매일 확인해야 하며, 이를 진료기록으로 남겨두되 비밀 엄수의 의무도 부여했다.

단식투쟁자에 대해서도 단식투쟁에 대한 임상경험이나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의 위험에 대해서 의사의 자문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무엇보다 '단식투쟁자에 대한 몰타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율성 존중이다.

환자에 대한 진료와 검진 과정에서 의사 또는 기타 보건의료 관계자가 단식투쟁을 중지시키기 위해 어떤 종류의 부당한 압력도 행사해서는 안되며, 단식투쟁자에 대한 치료나 간호가 단식투쟁을 중지시키는 조건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해 놓았다.

의사가 양심상의 이유로 단식투쟁자의 진료거부나 인위적인 음식물 투여 거부를 더는 준수하기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다른 의사에게 이를 맡길 것을 명시해 놓았다.

만일 단식투쟁자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온전을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태에 빠졌을 경우에는 앞서 단식투쟁 기간 중 환자치료에 대한 결정을 고려하는 동시에 환자의 권익을 고려한 다음 치료에 관해 자유롭게 결정해야 한다.

특히 지난 2006년 열린 세계의사회 총회에서 개정된 몰타선언은 단식투쟁자에 대한 강제급식은 비윤리적인 것으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개정된 몰타선언은 "강제급식은 윤리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며, 협박과 강요, 신체적 구속을 동반한 강제급식 행위는 비인간몰이고 굴욕적인 처우"로 규정하고 "의사는 윤리적으로 이런 행위에 참여할 수 없으며 그 행위 자체가 가혹행위"라고 명시했다.

▲ 세월호 유가족 단식 투쟁에 대한 안홍준 의원의 발언을 보도한 오마이TV 동영상 화면 캡쳐 

세월호 유가족 의료지원진이 안홍준 의원의 발언에 분노한 것은 산부인과 전문의로 의사출신인 안 의원이 의료윤리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발언을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돼"라거나 "단식 유가족들을 의료진이 강제로라도 병원에 이송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등의 발언은 몰타선언에서 규정한 단식투쟁자에 대한 자율성 존중의 기본 지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세월호 유가족 의료지원진은 '의료윤리에 대한 몰지각함'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안홍준 의원은 의사로서 단식 유가족들을 의료진이 강제로라도 병원에 이송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발언도 했다. 이는 의료윤리에 대한 몰지각함이다. 자신의 의지로 단식을 하는 단식자에게 강제급식이나 영양공급을 하는 것은 몰타선언에서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홍준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투쟁 중인 유가족 중 한명이 진료거부를 선언했다. 

논란이 커지자 안홍준 의원은 지난 10일 사과문을 냈다.

안 의원은 사과문을 통해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 같이 제 발언은 결코 유가족 분들의 단식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음을 재차 말씀드린다"며 "저에게서 비롯된 것이기에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제 발언 이후 의료진의 진료마저 거부한 김영오 선생님과 유경근 선생님께 사과드리며, 하루 빨리 의사 진료를 재개하기를 간청한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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