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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만나다] “문제 터지면 땜질식 처방 남발한 의료환경, 세월호와 닮은 꼴”노성일(미즈메디병원 이사장, 한국병원경영연구원장)

[라포르시안]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은 요즘 '병원의 변화와 혁신' 전도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원장직을 맡아 병원 경영과 관련된 각종 보건의료정책 개선 방향을 모색하느라 바쁘다. 병원경영연구원은 대한병원협회가 출연해 설립한 전문연구기관으로, 회원 병원들의 '싱크 탱크' 역할을 맡고 있다. 노 이사장은 연구원 원장직을 맡으면서 "국내 유일의 병원전문연구기관답게 병원 경영과 정책연구기능을 활성화하고, 각종 정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연구원의 기능과 조직역량의 강화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병원 관련 의료정책 자료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들어 병원 경영을 뒤흔드는 각종 의료정책이 쏟아지고 있어 병원경영연구원장을 맡은 그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듯싶다.


- 병원경영연구원장을 맡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는.

“의료발전연구회와 의료혁신연구회, 의료정책연구회를 만들어 각종 보건의료정책 개선 방안을 생산할 계획이다. 다만 연구원의 인력과 예산 부족이 걸림돌이다. 병원경영연구원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 확보가 가장 절실하다. 또한 연구원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 산하기관과 제약계, 의사협회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올바른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찾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 의사나 병원 단체에서 생성하는 전문자료에 대해 외부에서 신뢰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실제로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나 병협 병원경영연구원에서 제시하는 자료를 국민들이 믿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그동안 의협과 병협에서 자신들의 논리를 합리화시키는데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합리적인 의료제도 개선 방안을 수립할 수 있는 전문기구가 필요하다. 과거에 대통령 직속으로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가 설치됐지만 실망만 안겨주고 제대로 된 역할이 없었다. 싱가포르의 경우 총리실 산하에 헬스케어 서비스 워킹그룹을 두고 상당한 권한을 부여해 민간 전문가들 위주로 정책개선 방안을 모색하도록 했다. 우리도 그런 방식을 통한 제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 국내 의료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국민이 만족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의사는 수가와 의료정책 등에 불만이 많고 정부는 의료비 급증을 우려하면서 충돌하는 형국이다. 그러면서 의료 공급자나 수급자 모두 불만만 계속 쌓이고 있다. 그나마 일부 의사들은 생존 차원에서 과잉진료와 과잉검진으로 의료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면 당연히 해결방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현재의 의료계 상황은 어쩌면 ‘세월호’와 비슷한 처지인지도 모른다”

- 그동안 정부에서도 의료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가 없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어딘가 곪아 터지면 그때서야 뒤늦게 땜질실 처방을 남발한다. 또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만 급급해 무차별적인 급여비 삭감을 하고, 결국 병의원이 수익이 되는 미용과 비만 등의 비급여 쪽에 눈을 돌리면서 의료공급시스템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을 해야 한다. 따라서 의료인들이 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의료의 가치는 건강한 사회(환자 치유)를 만드는 데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비용대비 효율적인 국가의료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 미즈메디병원은 최근 해외환자 유치에 상당히 적극적인 것 같다.

“현재 미즈메디병원은 해외환자 덕분에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제 내원환자 중에서 해외환자가 8%에 달한다. 러시아를 비롯해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찾아오는 해외환자가 아니었으면 벌써 문을 닫지 않았을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 병원을 운영하면서 위기의 순간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실제로 어땠나.

“그동안 직원들 급여를 밀리지 않고 유지해온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황우석 사건으로 큰 고비를 맞기도 했다. 이후 각종 루머 등으로 위기의 순간이 적지 않았지만 모든 어려움을 투명경영으로 극복했고, 특히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별다른 동요없이 무한신뢰를 보내며 제자리를 지켜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 병원내 노 이사장의 집무실 한쪽에는 부친인 고 노경병 전 병협회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 부친인 고 노경병 전 대한병원협회장은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이자 제일병원 공동 창업자이다. 미즈메디병원을 개원하기 전에 제일병원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3년간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39살 때 제일병원 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근무하면서 병원 혁신을 적극적으로 꾀하기도 했지만 내부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기획실장으로 근무한 2년간 병원 직원이 200명에서 400명으로 늘 정도로 성장도 했다. 2년간 근무하다가 독립했다. 당시 병원을 떠날 때 아버지께서 반대도 많이 하셨지만 결국에는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가 돼 주셨다. 나에게 아버지는 최고의 친구 같은 존재였다. 아버지는 ‘학은 둥지를 날아오를 때 둥지를 흩트리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계셨다. 떠난 자리가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 그대로 돌아가실 때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떠나신 분이다”

- 요즘 병원 업무 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이 있나.

“사진에 푹 빠져서 산다. 사진의 매력은 혼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벽4시에 집을 나와 한강변을 따라 걸으며 사진에 담을 멋진 풍경을 찾을 때가 많다. 체력 단련도 되고 너무 좋은 것 같다”

이상섭 기자  sslee@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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