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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의 ‘선거 뒤끝’…재보궐 끝나자 또 의료영리화 압박?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보험사에 해외환자 유치 허용 등 국회에 조속처리 요청

[라포르시안]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정부와 여당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의 기세를 몰아 '세월호 버리기'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동시에 몰아붙일 모양이다. 

청와대가 지난 1일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경제 활성화 관련 19개 법안을 발표했다.

19개 법안 중에는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ㆍ시행 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의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민간보험사에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들 법안은 의료영리화 및 민영화 법안으로 지목돼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예상 외의 선전을 한 직후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허용과 부대사업 전면 확대를 위한 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더니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완승을 거두자 또다시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의료영리화 우려가 높은 법개정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특히 청와대에서 경제 활성화 법안으로 지목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의료와 교육 등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에 엔진을 달아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법안이다.

국회에 제출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기획재정부 산하에 서비스산업 발전에 관한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의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국회 계류법안 바로가기>를 두도록 했다.

기재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의 권한은 막강하다.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관련 정책의 수립과 제도개선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기능을 한다.

실제로 이 법안은 '정부는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통한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서비스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5년마다 제9조에 따른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서비스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ㆍ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기본계획이란 ▲서비스산업 발전의 기본목표와 추진방향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 및 관련 정책의 추진계획 ▲서비스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말한다.

이 법에서 말하는 서비스산업이란 어떤 분야를 지칭하는 것일까.

당초 이 법안은 지난 2011년 18대 국회에서 정부 입법발의로 제출됐다가 의료와 교육 영리화란 거센 논란에 부딪혀 폐기된 바 있다.

18대 국회 때 제출된 법안을 보면 '제2조(적용범위)에 '이 법은 의료, 교육, 관광레저, 정보통신서비스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비스산업'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다 19회 국회 출범 이후인 지난 2012년 7월 다시 제출된 법안에서는 제2조(정의) 조항에 '서비스산업이란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을 제외한 경제활동에 관계되는 산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업을 말한다'로 변경됐다.

처음 입법발의 했을 때 '의료, 교육, 관광레저, 정보통신서비스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이라고 명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의료와 교육 등을 삭제하고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내용만 남겨뒀다.

결국,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산업 분야를 정부 입맛대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제정되면 기재부가 서비스산업 발전을 명분으로 의료 등 서비스산업 분야의 주요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셈이다.

사실상 보건의료 정책 영역을 경제부처에서 경제적 관점으로 조정할 수 있게끔 하는 법안이다.

지금도 보건의료 정책 입안·결정 과정에서 의료전문가와 시민의 참여가 배제되고 있는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이런 경향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높다.

시민사회단체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이 제정되면 보건의료정책이 산업과 경제논리에 좌우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문제점'을 다룬 국회 토론회에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은 교육, 의료 등 공공적 사회정책의 영역을 산업영역으로 취급해 그 자체로 공공성을 파괴하고 사회정책의 고유한 민주적 공론화의 장을 파괴할 것"이라며 "기재부가 모든 사회정책을 산업적, 상업적 잣대를 기준으로 그 공공성을 산업발전의 방해물로 취극해 이를 약화시키거나 제거하려는 제도"라고 우려했다. 

 '보험사-병원 카르텔' 우려 높은 민간보험사 해외환자 유치 허용청와대가 경제 활성화 법안으로 지목한 '의료법 개정안'<국회 계류법안 바로가기>도 의료영리화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다. 

이 개정안은 정부가 지난해 5월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외국인환자 유치업자로 등록한 보험회사에 한해 외국인환자 유치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의료법은 보험회사, 상호회사,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등에 대해서 외국인환자 유치를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은 의료법의 이러한 금지 규정을 깨자는 것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개정된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도입되는 메디텔과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개정된 관광진흥법 시행령은 호텔의 세부업종에 '의료관광호텔업'을 추가해 일정 수준의 해외환자 유치 실적을 갖춘 의료기관도 외국인환자를 위한 의료관광호텔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자본력을 갖춘 대형병원에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한 호텔 신설을 허용한 셈이다.

의료호텔업이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디텔과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 허용이 현실화될 경우 전면적인 '보험사-병원 카르텔'이 조성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미 추진되고 있는 의사-환자가 원격진료 허용,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허용 및 부대사업 전면 확대에 이어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제정과 민간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 허용이 다 함께 맞물릴 경우 가뜩이나 공공의료 영역이 취약한 국내 의료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해 보인다.

의료영리화를 넘어 의료상업화와 의료기업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선거결과 = 민심'이라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에 가려진채 막 시작되려는 찰나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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