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불량 진단시약으로 검사한 혈액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승용 의원(민주당)이 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2011년도 C형간염항체 확인검사시약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의 ‘LG HCD Confirm’진단시약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 중앙혈액검사센터가 지난 8월18일부터 29일까지 C형간염 양성인 41개 검체를 시험한 결과, 타 회사의 시약에서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LG의 진단시약은 C형간염을 95.14% 밖에 못 잡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C형간염에 걸린 혈액을 정상혈액으로 잘못 진단할 가능성이 4.9%나 되는 것으로, 2007년부터 2011년 6월까지 5년동안 이뤄진 1만7,002건의 혈액검사를 감안할 때 833건의 C형간염 의심혈액이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적십자사는 현재 사용 중인 불량 진단시약을 오는 11월30일까지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주승용 의원은 “이미 수혈을 통해 C형간염에 걸린 사람이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역학조사를 통해 수혈자의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같은 시약을 5년동안 사용하면서 이제야 불량인 것을 알았다는 것은 진단시약 평가를 매년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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