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라포르시안]  성형수술에도 나노기술 시대가 열렸다. 나노입자를 이용해 기존 지방흡입술(liposuction)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수술법이 미국에서 개발되어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본격적인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되며 순조롭게 임상연구가 진행될 경우 2017년 초쯤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흡입술은 미용 목적으로 성형외과에서 가장 많이 시술되는 수술법 중 하나다. 미국 성형외과학회(American Society for Aesthetic Plastic Surgery)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지방흡입술은 미국에서 시술된 수술적 미용시술 중 가장 많이 시술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사용된 비용이 1억 달러(한화 약 1,000억 원에 해당)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지방흡입술은 시술 빈도가 높은 수술법이지만 환자의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는 것이다. 미용 관련 의료상담과 정보공유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사이트 리얼셀프(RealSelf)에 등록된 치료 후기를 살펴보면 지방흡입술의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불만족의 이유로는 심한 타박상, 긴 회복기간,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현상(lumpiness) 등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지방흡입술로는 지방이 많은 부위의 피부를 절개한 후 날카로운 바늘을 삽입해 앞뒤로 움직이면서 파괴된 지방조직을 진공 흡입기로 빨아내는 ‘음압 지방 흡인술(SAL, Suction-assisted lipoplasty)’ 이라는 술방식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시술방식은 시술 전에 지방조직에 국소마취제를 함유하는 다량의 생리식염수를 주입한 후 기계적인 방식으로 지방조직을 제거하기 때문에 지방조직을 균일하게 제거할 수 없을 뿐더러 시술과정에서 신경이나 다른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이 손상되거나 지방과 함께 제거될 수 있어서 출혈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술 부위의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거나 주름이 생겨서 재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나노입자를 이용한 지방흡입술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UCSD) 에다 알무타이리(Adah Almutairi) 교수다. 3년 전 아들을 출산하고 늘어난 체중 때문에 고민하다가 평소 연구해왔던 금 나노입자를 지방흡입술에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알무타이리 교수와 같은 분야의 연구자들은 금 나노입자에 적외선을 조사하면 빠르게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를 항암치료에 이용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알무타이리 교수는 40나노미터(nm) 크기의 금 나노입자를 버터와 베이컨에 주입한 후 800nm 파장의 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해봤다. 1~2분 정도면 지방이 녹아서 액체 상태가 되었다. 800nm 파장 적외선 레이저는 제모 시술에 흔히 사용하는 안전한 레이저다. 금 나노입자를 주사기로 주입한 후 외부에서 적외선을 조사해 지방을 녹여 액체로 만든 후 흡입해서 제거하는 방식으로 지방흡입술을 시술할 수 있기 때문에 절개와 주변 조직의 손상이 일어나지 않아서 음압 지방 흡인술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녀는 이 생각을 네바다대학 의대(University of Nevada School of Medicine)에서 복원성형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오빠인 칼리드 M. 알무타이리(Khalid M. Almutairi)에게 말하고 의견을 구했다. 동생이 제안한 아이디어의 진가를 알아 본 칼리드는 알무타이리 교수와 한 팀을 이뤄 바로 연구를 시작했고, 곧이어 UCSD의 도움으로 이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과 함께 `나노리포(NanoLipo)` 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현재 샌디에고 기반의 ‘e-럭스메디컬(eLux Medical)’ 이라는 기업이 UCSD로부터 이 기술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확보해 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럭스메디컬사의 임상자문을 맡고 있는 레이저 수술전문가 리차드 피츠패트릭(Richard Fitzpatrick)는 지방흡입술은 수술 부위의 넓이나 시술 목적에 따라 보통 45분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금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수술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고, 부작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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