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라포르시안]  미국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의 Matthew Lewin 박사 연구팀과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rinity College Dublin)의 Stephen P. Samuel 박의 연구팀이 범용 뱀독 해독제의 개발 위한 중요한 연구 성과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인디안 코브라(Naja naja)의 독이 고용량 주사된 실험쥐에 부교감신경 흥분제를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투여했을 때 독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치사 용량의 뱀독이 투여된 후 부교감신경 흥분제인 '네오스티그민'(neostigmine)을 바로 투여했을 때도 실험쥐가 죽지 않고 오랫동안 생존하는 결과가 얻어졌다.

이같은 결과에 기초해 연구팀이 고안한 빠르고, 확보가 쉽고, 쉽게 투여하는 치료법은 독뱀에 물린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예비 시험결과는 '열대의학저널'(Journal of Tropic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여러 그룹의 실험쥐에 각기 다른 용량이지만 모두 치사량이 넘는 뱀독을 투여한 후 1~2분 후 또는 10분 후에 각각 네오스티그민을 투여했다. 실험쥐 중에서 상대적으로 저용량의 뱀독이 투여되고 10분 후 약물이 투여된 그룹은 15마리 중에서 10마리가 생존하고 완전히 정상적인 행동 특성을 보였다.

반면 저용량의 뱀독이 투여되고 10분 후 위약이 투여된 실험쥐는 전원 사망했다. 고용량의 뱀독(치사량의 2~5배)이 투여된 실험쥐는 결국 전원 사망했지만 네오스티그민 투여 그룹은 대조군보다 현저히 오래 생존했다고 한다. 비록 이번 시험의 실험쥐들은 일관된 시험법을 유지하기 위해 1회만 투여됐지만 실제로는 주사를 이용하지 않고도 비강을 통해 해독제를 반복 투여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다른 형태의 해독제와 네오스티그민을 병용하면 해독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영국 레딩 대학(University of Reading) Sakthivel Vaiyapuri 박사의 책임 아래 현재 여러 약물과의 조합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Lewin 박사는 “기존 해독제는 필수적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충분하지 못하다. 아직까지 뱀에 물렸을 때의 효과적인 치료제는 개발되지 못한 형편이다. 뱀에 물린 환자들의 98%가 가난한 지역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약물 개발에 대한 자금 지원이나 혁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아무도 뱀에 물려서 죽지 않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며, 이번 결과가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4월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처음으로 이 새로운 뱀독 치료법의 가능성을 시연했다. 당시 임상시험에서는 코브라와 다른 뱀의 독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독성물질을 이용해 건강한 자원자를 깨어 있는 상태에서 마비를 유발시켰다고 한다.

자원자들은 뱀독에 영향을 받은 것과 동일하게 눈 근육의 움직임이 약해지고 호흡기의 이상이 발생했다. 이어서 연구팀은 20분 후 네오스티그민을 비강 내 투여해 자원자들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의학저널인 'Clinical Case Reports'에 발표됐다.  

한편 2013년 6월 인도 타밀나두 Krishnagiri에 소재한 TCR 다중특화 병원의 C. Soundara Raj 박사 연구팀도 이 방법을 이용해 독뱀에 물린 환자들의 회복을 가속화시켰다고 보고했다. 독뱀에게 물린 여성환자들에게 기존 표준 해독제를 투여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으며 얼굴 마비가 지속되었다고 한다. 30분이 지난 후 네오스티그민을 비강으로 투여하자 환자의 얼굴 마비가 회복되었다. 이 치료를 받고 2주 후에 환자는 완전히 회복돼 자신의 일상 활동으로 돌아갔다.

매년 뱀에 물리는 사람의 숫자는 열대 지역에서만 500만 명에 이르지만 실제로는 가장 관심을 받지 못하는 질환 중 하나라고 한다.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의 비율은 지뢰로 죽는 사람보다 30배나 많고, 후진국의 AIDS 환자 발생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만 뱀에 물려서 죽는 사람의 숫자는 사망 원인 중에서 AIDS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뱀에 물려서 죽은 사람들의 75% 이상이 병원에 도달하기 전에 죽게 되며, 이러한 이유는 뱀에 물린 후 현장에서 빠른 시간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Lewis 박사의 새로운 치료법은 현재 전세계 매년 9만 4000명에 이르는 뱀에 물려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원문 출처 http://goo.gl/oe3iQ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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