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년층 통증질환 환자에서 심각한 질환이 더 많고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도 더 힘들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대한통증학회(회장 문동언/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28일 전국의 회원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자 임상데이터 및 설문조사를 결과를 발표했다.설문조사 결과, 40대 이하의 청장년의 젊은 환자들이 40대 이상의 중노년 층에 비해 심각한 통증질환을 앓고 있고, 통증으로 인한 우울감·불안감 등 부정적인 경험과 자살충동 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환자 1만2,6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임상데이터를 질환별로 분석한 결과, 신체조직 손상 결과로 나타나는 통각수용통증(침해성통증)이 51%(6429명)로 가장 많았다. 통각수용통증은 일반적으로 손상된 부위가 치유되면 자연히 소실되지만, 신경병증통증은 신경손상에 의한 통증질환으로 난치성 질환에 속한다. 40대 이전의 젊은 환자들의 경우 치료가 쉬운 통각수용통증(41.5%/1,540명) 비율보다 치료가 어려운 신경병증통증&복합통증의 비율이 57.3%(2,128명)로 약 1.4배 정도 높았다. 40대 이후에서는 '통각수용통증 대 신경병증통증&복합통증'의 비율이 6:4정도로 비교적 치료가 쉬운 통증질환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통각수용통증은 수술 후 통증, 다치거나 삔 후의 통증, 분만 통증, 관절염 등으로 인한 비교적 치료가 쉬운 질환이다. 하지만 신경병증통증은 신체의 손상이 아닌 신경세포의 손상이나 신경계의 기능이상으로 통증의 신호를 뇌에 보내면서 나타나는 통증질환이다. 자극이 없는데도 감전된 것과 같은 통증을 느끼거나 약간의 불편감 정도인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통각과민(痛覺過敏)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당뇨병신경병증통증, 대상포진후신경통, 삼차신경통 등이 이에 속한다. 복합통증은 이러한 신경병증과 통각수용통증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질환으로 척추 수술 후 통증, 심한 척추관협착증,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있다. 대한통증학회 문동언 회장은 “복합통증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단순히 통각수용통증으로 진단돼 적절한 치료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젊은층에서 진단과 치료가 까다로운 통증질환이 많은 이유는 젊은 층의 경우 사회활동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아 외상 등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문 회장은 “외상으로 인한 손상이 치유됐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통증치료 전문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통증학회가 전국의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1,0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들은 통증으로 인한 부정적인 경험 중(복수응답) 수면장애를 60.1%(637명)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우울감 44.2%(469명), 집중력 및 기억력 감소 40.3%(427명), 불안감 36.7%(389명) 등 부정적인 심리경험이 높은 순위로 집계됐다. 다음으로는 경제활동 제한 34.4%(365명), 가정불화 9.5%(101명), 실직 8.1%(86명) 등 환자의 절반 정도는 일상생활의 불이익까지 경험, 그 심각성을 더했다.특히 응답자 10명 중 약 4명 꼴인 35%(344명)는 통증으로 인한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답했고, 40대 이전의 젊은층이 40.7%(전체 344명중 140명)를 차지했다.대한통증학회 김용철 기획이사(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사회경제 활동의 중심이 되는 40대 이하의 젊은 층에서 통증으로 인한 수면부족이나 우울감·불안감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심리적 상태는 결국 경제활동제한이나 실직과 같은 가정경제 붕괴의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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