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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환자들이 주름살 펴는 주사를 맞는 이유는…'보툴리눔 톡신' 뇌성마비 신체기능 개선에 높은 치료 효과…2~7세 미만 제한적 급여 혜택

"시술받은 환자 삶의 질 크게 개선…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라포르시안 김상기 기자]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은 토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복지관에는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 소속 의료진들이 방문했다. 이들은 복지관 2층에 마련된 시술실에서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무료시술을 했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시술된 건 바로 '보툴리눔 톡신'이다. 흔히 '보톡스'라 부르는 약물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이 약물이 주름개선 치료제로 더 유명하지만 중증 뇌성마비환자 장애인들에겐 다른 용도로 상당히 중요한 치료제다. 중증뇌성마비 환자들에게 이 약물을 투여하면 보행이나 일상생활 동작개선 등의 효과를 발휘해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진다. 그러나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고 건강보험 혜택도 상당히 제한적인 탓에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반나절의 무료시술을 통해 25명의 중증 뇌성마비 환자들이 혜택을 받았다. 복지관을 찾은 뇌성마비 환자 중 일부는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전에 미리 신청하고, 의료진에게 예진을 받아 시술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뇌성마비 환자 수는 10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뇌성마비는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재활치료와 보조기구 등의 사용을 통해 신체기능을 끌어올리는 데 치료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뇌성마비 환자 중 가장 많은 경직형의 경우 관절과 뼈 등 근골격계 변형으로 인한 고통과 신체기능 이상을 개선하기 위해 보툴리늄 톡신 치료를 받아왔다.

보툴리늄 톡신 주사를 맞으면 2~3주 후부터 보행이 쉬워지고 균형감이 생기는 등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효과가 3∼6개월간 효과가 지속된다.

문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1회 주사비용이 적게는 30~5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가량으로 만만치 않다는 점이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5년 9월부터 보툴리눔 톡신을 소아뇌성마비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됐다.

건강보험 적용에 따라 만 2세에서 7세 미만까지 하지에 경직이 있는 소아뇌성마비 환아가 치료를 목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받을 경우 비용의 40%만 본인부담을 하면 된다. 

이번 무료시술 행사를 후원하는 입센코리아의 '디스포트'라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소아뇌성마비 환자의 근육경직, 뇌졸중에 수반되는 팔 경직, 목 근육 이상 등 근골격계 변형에 의한 운동장애 개선에 포괄적으로 쓰이는 치료제다.

다른 보툴리눔 톡신 제품과 비교해 가격대비 고용량을 함유하고 있는 디스포트는 현재 전액 본인부담시 1회 주사(500Unit)에 28만원 정도 비용이 들지만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면 약 13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만 7세 이상 소아 환자부터 치료를 목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받는 경우 여전히 전액 본인부담으로 높은 치료비 부담을 떠안고 있다.

"뇌성마비 적극적 조기 치료가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도움"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회장 정한영, 인하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입센코리아의 후원으로 지난 2007년부터 중증 뇌성마비 환자를 위한 '디스포트 무료시술' 행사를 실시해 왔다.

학회는 지난 2007년 4월부터 매년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전국 각 지역에서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100여명의 중증 뇌성마비 환자를 선정해 무료시술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을 비롯해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원주 총 6개 지역에서 무료시술 행사를 전개했다.

정한영 회장<사진>은 "처음에는 서울 등 1~2개 지역에서 무료시술 행사를 했지만 점점 확대해 올해는 전국 6개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해마다 100명 정도의 중증 뇌성마비환자가 무료시술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뇌성마비 환자의 조기치료를 위해 보톨리늄 톡신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학회는 이를 숙원사업으로 정하고 수년 전부터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추진해 왔다.

정 회장은 "현재 소아뇌성마비 환자도 허벅지 밑으로만 보험이 적용된다. 하지 부분이 효과가 가장 좋기는 하지만 상지에 투여하더라도 효과가 분명히 있다. 현재는 보험혜택이 너무 제한적이라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소아뇌성마비 환자들은 과도한 침흘림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침흘림이 단순히 미관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 냄새로 인해 대인관계 위축과 사회활동 제약을 초래한다.

서울대원과 전북대학병원 재활의학교실 연구팀이 소아재활치료실에 내원한 뇌성마비 환아와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아의 침 흘림으로 불편감을 호소하는 보호자가 84%였고, 이 중 64%는 중증도 이상의 불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보호자의 56%는 침흘림으로 인해 외출에 제약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52%는 침흘림으로 인해 악취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런 소아뇌성마비 환자의 침샘에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하면 침흘림이 개선된다.

네덜란드 성라드부드 대학 메디컬 센터의 피터 종게리우스 박사는 미국 소화과 의학전문지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을 뇌성마비 아이들의 침샘에 주사하면 심한 침흘림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한영 회장은 "소아뇌성마비 환자의 보툴리눔 톡시 치료에 지급되는 건강보험 급여가 연간 5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안다. 보험 급여 적용을 확대하더라도 연간 10억~20억원이면 충분할 것 같다"며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강직성 하지마비에 일찍부터 보톡스 치료를 받으면 나중에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거나 수술 받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이럴 경우 오히려 전체적인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고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덜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성인 뇌아마비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시급한 상황이다.

성인 뇌성마비 환자들의 경우 근골격계 변형으로 인한 디스크 등의 합병증에 따른 통증이 심한 편이다. 이런 환자들이 보툴리눔 톡신 치료를 받으면 상당한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소아재활발달의학회 권범선 이사장(동국대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보툴리눔 톡신은 한 번 주사를 맞으면 그 효과가 6개월 정도 지속되는데 재활치료를 병행하면 신체기능이 상당히 많이 개선된다"며 "특히 변형이나 경직이 있으면 신체발달이 힘든데 보툴리눔 톡신을 투여할 경우 상당한 신체발달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아뇌성마비 환자에게 있어서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은 단순히 복지 혜택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 개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한영 회장은 "뇌성마비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는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어렸을 때 빨리 치료해서 정상적인 신체발달을 이끌어 내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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