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 영화 <해피엔드 프로젝트>의 한 장면. 영화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노인에 관한 이야기.

[라포르시안]  과학자들은 사람들의 기억과 인지능력을 손상시키는 치명적인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연구자들은 왜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더 알츠하이머 질환에 취약한지에 대한 흥미로운 실마리를 찾았다.

오랫동안 사람들이 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될 수 있는 인구의 1/4 정도에서 발견되는 특정한 유전자 변이는 남성에게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새로운 연구에서 주장했다. 이번 발견은 잠재적으로 성별 특정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다.

알츠하이머 질환의 극히 일부분이 65세 이전에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알츠하이머 질환이 발생하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노후에 시작된다. 일부에서는 그 원인을 유전적인 원인에서 찾기도 한다.

지난 1993년에 과학자들은 아폴리포단백질 E4 (apolipoprotein E4, APOE4)라 불리는 유전자 변이를 물려받은 사람들에게서 노후에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위험-중립적’ 변이 (APOE3)가 존재하며 훨씬 희귀한 유전자 (APOE3)가 존재하며 이것은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발견이 이루어진 후에 다른 연구그룹은 이 발견을 다시 재현해보았으며 일부 데이터는 APOE4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엄청난 데이터세트를 조사하여 5930명의 알츠하이머 환자와 40개의 독립연구에서 얻어진 8607명의 치매가 없는 노인들에 대한 자료를 조사했다. 지난 1997년에 연구자들은 APOE4를 갖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일반인들보다 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네 배 정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에 APOE4 유전자는 거의 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스탠포드 대학병원(Stanford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신경학자인 마이클 그레이셔스 (Michael Greicius)는 “이것은 상당히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발견은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사실 그레이셔스는 2008년에 이 데이터에 대해서 알기 전까지 5년 동안 의사로서 환자들을 돌보았다. 다른 연구자의 강연에서 슬라이드를 보는 순간 1997년의 연구결과를 떠올렸다.

그는 “무엇인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레이셔스는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신경이미지 촬영과정에서 성적 차이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 뇌 스캔을 통해서 증상은 없지만 APOE4 변이를 갖고 있는 여성에게서는 알츠하이머 질환과 연관되는 뇌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APOE4가 없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낮게 나타났다. APOE4를 갖고 있는 남성의 뇌 연결성은 거의 정상처럼 보였다. 알츠하이머 질환 모델을 사용한 연구에서는 실험쥐를 대상으로 암컷 실험쥐에게서 숫컷보다 더 심한 행동 및 신경결함이 나타났다.

이 문제를 좀 더 연구해보기 위해서 그레이셔스 연구팀은 약한 인지장애를 겪고 있는 2588명의 환자와 2005년과 2013년 사이에 국립 알츠하이머 센터를 방문했던 5496명의 건강한 노인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참여자의 APOE 표현형 (APOE4 복제쌍 한 개, 두 개 또는 0개)과 성별과 약한 인지장애가 완전한 알츠하이머 질환으로 발전하는가 그리고 건강한 사람 중에서 약한 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로 발전하는가에 대해 분석했다.

약한 기억장애를 겪는 그룹에서 남성과 여성 중에서 APOE4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유전자 위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더 알츠하이머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건강한 노인들 중에서 APOE4 변이를 갖고 있는 여성들은 이 유전자를 갖지 않고 있던 사람들과 비교해서 약한 인지장애 또는 알츠하이머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두 배 정도 높았지만 APOE4 남성은 이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람들보다 약간 악화될 뿐이었다.

알츠하이머 질환 신경이미지 촬영 이니셔티브 (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에서 뇌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 단백질 척수액 측정에 참여한 980명의 노인그룹에서 APOE4를 가진 남성보다 APOE4를 가진 여성에게서 알츠하이머의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그레이셔스의 스탠퍼드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학술지 <Annales of Neurology>지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로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들은 이 새로운 연구가 통제그룹이 뒤에 인지장애로 발전하는지 여부를 체크하지 않았던 1997년 연구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보고 있다. 이 새로운 연구논문은 “APOE4 유전자의 성별 결과를 좀 더 엄격한 방법으로 확인했다고 샌프란시스코의 글래드스톤 신경질환연구소 (Gladstone Institute of Neurological Disease)의 신경과학자인 야동황 (Yadong Huang)은 말했다.

이번 발견은 잠재적인 알츠하이머 질환의 치료에 대한 미래 연구에 상당한 함의를 갖고 있다. 이전 임상실험에서 일부 부작용이 APOE4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해롭게 나타났지만 성별에 따른 그룹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부 합성물질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황은 말했다.

또한 새로운 발견은 APOE4의 성별 편향을 설명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좀 더 우선적으로 호르몬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다. APOE 유전자는 에스트로겐이 결합할 수 있는 DNA를 갖고 있으며 실험쥐 연구를 통해서 호르몬은 조직특화된 방법으로 APOE 발현을 규제할 수 있다. 그리고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이지만 APOE4를 가진 여성에게서 노화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

출처: <사이언스> 2014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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