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심장질환자,·임산부 등에 되레 악영향 끼칠 수도…"외국은 고농도시 제한적으로 권고"

▲ KBS 뉴스9 보도화면 캡쳐

[라포르시안 김상기 기자]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보건당국 차원의 예방 프로그램 운영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마스크 착용 권고가 오히려 호흡기질환자 등 건강취약계층의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양병국)는 기후변화건강포럼과 공동으로 1일 오후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 예방 및 정책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시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건강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서 아주대 의과대학 장재연 교수(예방의학교실)는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 및 대응 동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정부 차원의 환경 공중보건 추척프로그램 운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은 아직도 세계보건기구의 권고기준이나 선진국 도시에 비해 크게 높아 보건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사망자규모가 기관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정부정책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는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의 합동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병원내원 등은 통계적인 확률로만 확인될 뿐이지만 가벼운 증상은 많은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학적 설명과 개인적인 대처방안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미국처럼 환경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실측치와 모델예측치를 종합해 전국토의 일별 오염도를 제공하는 '국가 환경 공중보건 추적프로그램'(National Environmental Public Health Tracking Program)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마스크 착용 권고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장 교수는 "호흡기 및 심장질환자, 임산부의 경우는 마스크 착용이 건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미세먼지 오염시에도 마스크를 권고하지 않거나 주의점과 함께 매우 고농도시 제한적으로 권고한다"며 "아무런 기준과 주의점도 없이 무조건 마스크를 권고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취약계층의 건강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생활수칙 전반에 대한 의학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 기후변화 대응 TF의 조은희 팀장은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 적응대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건강피해 감시 및 평가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팀장은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와 관련된 건강영향은 지역별 차이를 보이고 있는 등 기초적인 자료가 더 누적되어야 하지만 부족한 실정"이라며 "만성질환의 경우 기존의 자료가 미세먼지에 대한 건강관리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재정비돼야 하고, 데이터베이스도 여러 연구자나 정부기관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환경 문제에 대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과 보건의료인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의 건강 피해 적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 필요성도 언급했다.

조 팀장은 "미세먼지의 건강피해는 호흡기 및 심혈관질환이며 취약계층은 노인, 어린이, 임산부 등이다"며 "따라서 기존 보건복지부의 취약계층 관련 보건복지 서비스 사업 및 만성질환 사업과 연계 방법을 제공하고 부재 및 미비한 사업에 대해서는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지역사회 보건의료인에 대한 미세먼지의 건강 피해 적응 역량을 위한 교육이 전무하고 국민들에게는 일괄적인 예방수칙 및 행동요령만 제시되어 있다"며 "과학적 연구 및 근거 기반의 바른 정보 및 맞춤형 건강수칙 개발과 행동변화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홍보콘텐츠를 개발해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의 미세먼지의 연평균 오염도가 OECD 국가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홍유덕 과장의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의 미세먼지(PM10) 연평균 오염도는 OECD 국가 대비 2배 수준에 달한다.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는 전국적으로 감소 추세이나 최근 들어 고농도 사례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2월부터 1일 2회 미세먼지 상태를 '좋음·보통·약간나쁨·나쁨·매우나쁨' 등으로 예보하고 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예보를 개선하는 한편 초미세먼지에 대해서도 경보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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